푸른개구리


 잠자기 앞서 풀숲에 쉬를 하러 나가려는데 내 고무신 오른 짝에 미끌렁하는 무언가 밟힌다. 아이가 아빠 고무신에 뭘 흘렸나 싶어 얼른 발을 든다. 발바닥에 들러붙지 않게 하려고. 고무신을 발가락에만 꿰어 탈탈 턴다. 아래로 제법 큰 덩이가 떨어진다. 뭘까? 어두운 마당에서 허리를 숙이자니 시커먼 덩이가 이리저리 폴짝폴짝 뛴다. 엉. 개구리네. 조그마한 푸른개구리구나. 이 녀석이 언제 여기로 왔을까. 내 고무신이 이 녀석한테는 오늘 저녁 잠자리였을까.

 곧 아이가 아빠 찾아 신을 꿰고 좇아 나온다. “똘!” 하고 외치며 하늘을 본다. 같이 하늘을 보다가 “‘똘’이 아니고 ‘달’이야. 금세 잊었니?” 하니까 “달? 다알!” 한다. 밤길을 조금 거닐면서 “봐, 불 켜진 데 없지? 언니도 오빠도 모두 코 자잖아. 벼리도 이제 코 자야지?” 하고 얘기한다. 집으로 들어와 아빠는 먼저 쓰러진다. 아이하고 불을 끄자며 한참 실랑이한 끝에 아이를 안고 불을 끈 다음 자리에 눕힌다. 아이는 또 한참 조잘조잘 떠들다가 새근새근 잠들어 준다. (4343.10.21.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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