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삯과 자전거와 새우


 2004년에 내 첫 책이 나온 뒤로 이제껏 글삯을 받지 않았다. 늘 책으로 받아 둘레에 나누어 주었다. 2010년 9월에 나온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또한 글삯으로 책을 쉰 권 사서 나누어 주고 있다. 나머지 글삯으로도 책을 살까 하다가 그만두고, 이 돈으로 가방 하나 새로 사려 한다. 몇 해 앞서부터 쓰는 40리터들이 가방은 끈이 거의 떨어져 아슬아슬하다. 이번에 47+5리터들이로 바꿀까 생각한다. 옆지기가 탈 자전거를 한 대 살 생각도 한다. 뼈대 빼놓고 모조리 망가진 내 자전거도 고치기로 한다. 음성 자전거집에 끌고 가서 여쭈니 견적이 18만 원 나온다. 값싼 부품으로 고치는 데에 이만 한 돈이다. 부품 급수를 한 단계 올리면 곱배기가 넘는 돈이 들고, 두 단계 올리면 서너 곱배기쯤 돈이 나온단다. 금요일에 새 부품을 받아 고치기로 하고 오늘은 그냥 집으로 돌아온다. 집으로 오는 길에 가게에 들러 날새우를 칠천 얼마 어치 산다. 저녁으로 새우국을 끓인다. 가끔은 글삯을 조금 남겨 우리 살붙이 살아가는 데에 보태야겠다. (4343.9.30.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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