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과 글쓰기


 금요일 낮, 거세게 몰아치는 비바람과 함께 벼락이 떨어졌고, 아차 하는 사이에 공유기는 뻥 하고 터지며 모뎀과 랜카드응 맛이 갔다. 시골에서는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칠 때라면 인터넷줄이며 전화줄이며 전깃줄이며 모두 뽑아 놓고 있어야 하는데, 비바람이 곧 잦아들겠지 하고 잘못 생각했다. 예전에 시골에서 살 때에 여러 차례 겪었으면서 또 이렇게 한 방 얻어맞았다.

 이틀 동안 글쓰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겨우 인터넷을 고쳐 놓았어도 비바람이 몰아칠 때에는 셈틀을 아예 꺼 놓는다. 저절로 글쓰기는 더 멀어진다. 그러나, 애 아빠가 글쓰기하고 조금 멀어지는 만큼 아이 얼굴을 좀더 들여다본다. 글쓰기를 덜 하는 만큼 집일을 조금 더 하고, 글쓰기를 생각하지 않는 만큼 텃밭에서 자라는 풀포기를 좀더 뽑는다. (4343.7.24.흙.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