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와 글쓰기


 권정생 할배만큼 온삶을 알콩달콩 재미나게 꾸린 분이 얼마나 있을까. 여느 할매와 할배는 당신처럼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았겠지. 그러나 글 좀 쓴다는 사람들치고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아간 사람이 있었을까. 권력이나 돈힘을 부리던 사람들 가운데 알콩달콩 재미난 삶을 꾸린 이가 있었을까.

 자가용을 버리면 이라크 파병을 안 할 수 있다던 권정생 할배 말은 자가용을 버리는 데에서 내 삶을 맑고 밝으며 즐거이 가꾸는 새날과 새길이 열린다는 슬기로움 묻어난 이야기 한 토막이었다. 우리 스스로 옳은 삶을 재미나게 꾸리면서 옳은 넋과 옳은 말로 서로서로 사랑하며 지낸다면, 어떤 못된 권력자라 할지라도 함부로 이라크에 군대를 보내는 짓을 못할 뿐 아니라, 이 땅 이 나라에서 섣불리 애먼 못난 짓을 못하게끔 타이를 수 있다.

 우리들 누구나 내 삶을 재미나며 신나게 꾸리고 있을 때에는 어떠한 멍청한 돈벌레라 할지라도 아무렇게나 우리 넋을 망가뜨리거나 장사판으로 만들 수 없다. 우리들 누구나 내 삶을 재미없고 신바람 안 나게 돈바라기 권력바라기 학벌바라기로 치닫고 있으니까, 권력자이든 돈벌레이든 우리들을 마음껏 주무르거나 휘두르거나 짓밟을 수 있다. (4343.7.20.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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