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말하는 글


 책을 말하는 글이 되자면 책에 얽힌 정보가 아닌 책이 우리한테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아야 합니다. 사람을 말하는 글이 되자면 사람에 얽힌 정보가 아닌 어느 한 사람이 당신 삶에서 어떠한 기쁨과 슬픔을 느끼며 당신 나날을 일구고 있는가를 들려주는 이야기를 실어야 합니다. 줄거리를 말한다거나 글쓴이가 무슨 일을 한다고 말한다거나 해서 책을 말하는 글이 되지 못합니다. 어느 한 사람 나이를 밝힌다거나 옷차림이나 몸매나 얼굴 모습을 밝힌다고 해서 어느 한 사람을 말하는 글이 될 수 없습니다.

 겉을 훑거나 스치는 우리 누리이기 때문인지 몰라도, 책을 말하는 글을 만나기 몹시 어렵습니다. 사랑과 맏음으로 사귀려 하지 않는 이 나라 사람이기 때문인지 몰라도, 사람을 말하는 글을 마주하기 매우 힘듭니다.

 나 스스로 아름다우면서 좋은 열매를 얻어 싱그럽고 튼튼한 기운으로 살아가고자 하면서 책을 읽는 흐름이 옅다고 느낍니다. 나부터 참되면서 착한 사람으로 거듭나는 가운데 따순 사랑과 너른 믿음을 나누려고 마음을 기울이는 물줄기는 자꾸 끊기고 있다고 느낍니다.

 책을 말하는 글이란 그예 자취를 감추고, 사람을 말하는 글이란 가없이 사라지기만 합니다. (4343.7.12.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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