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짜게 점수를 붙이는 책치고 다른 사람들이 넉넉한 점수를 안 붙이는 책이 드물다.

 

 내가 넉넉히 점수를 붙이는 책치고 다른 사람들 또한 넉넉히 점수를 붙이는 책이 드물다.

 

 내가 짜게 점수를 붙이는 책은 참 잘 팔리곤 하며,

 

 내가 넉넉히 점수를 붙이는 책은 참 안 팔리곤 한다.

 

 그러면 나는 내가 사랑하는 책에는 외려 짠 섬수를 매기고,

 

 나는 내가 참으로 안타깝거나 불쌍하다고 여기는 모자라거나 어설픈 책에는 넉넉히 점수를 붙여야 할까.

 

 이 바보스러운 세상에서

 

 바보스러운 책이 판치는 흐름을

 

 나 같은 사람 하나가 무엇을 어찌하겠는가.

 

 나로서는 내가 별 다섯 만점에 둘이나 하나나 빵을 붙이는 책을

 

 둘레 사람들이 별 다섯을 붙이며 손뼉 치는 모습을 보면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는다.

 

 오늘 올린 글에도 적바림했지만,

 

 길거리 나무에 전깃줄을 친친 감고

 

 예수님나신날을 맞이한다며 들볶는 모습을 바라보며

 

 "아!" 하고 외마디소리를 내며 예쁘다고 하는 사람들이 넘치는 이 나라에서

 

 도무지 무슨 소리를 끄적일 수 있겠는가?

 

 젠장 된장이 아닌 환장 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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