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한 개비


(1) 휙. 톡. 팔매줄을 그리며 날아가다가는 길바닥에 데굴데굴. 멋지게 빼어입은 키 큰 젊은 사내가 담배꽁초 하나 버스타는곳 길바닥에 집어던진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버스 오는 쪽을 바라본다. 젊은 사내가 집어던진 담배꽁초 옆에는, 다른 젊은 사내가, 또는 늙은 사내가, 또는 어린 사내가 빼어물다가 멋진 몸짓으로 태우다가 집어던진 수많은 담배꽁초가 수두룩. 이 담배꽁초는 새벽나절, 하나도 안 멋진 옷차림을 한 후줄그레한 사내가 비질하며 거들어들인다.

(2) 버스기사가 차에서 내리더니 담배 한 개비 빼어문다. 후. 후. 바삐 물고 바삐 삼키고 바삐 내뱉는다. 코가 냅다. 담배연기가 내 쪽으로 몰려온다. 바삐 한 개비 물려는 버스기사는, 버스에 탄 채 담배를 태울 수 없어서 이렇게 길에 나와서 태우는 게지. 버스 탄 사람들한테 담배연기가 가면 안 되니까. 그러면 길에서 다른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버스기사가 내뿜는 담배연기를 고스란히 뒤집어써야 하나. 다른 버스를 기다리며 책을 읽던 애먼 아저씨 한 사람은, 읽던 책을 덮고 손부채를 하며 콜록콜록 재채기. (4341.9.9.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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