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해 동안 사랑받을 만한 책을 엮겠다고 생각하는 책마을 사람은 몇이나 될까. 천 해 동안 사랑받을 만한 책을 묶겠다고 생각하는 책마을 사람은 몇이나 될까. 아니 천 해나 백 해는 꿈꾸지 말고, 쉰 해쯤이라도, 아니 서른 해쯤이라도, 아니 스무 해, 아니 열 해쯤이라도 사랑받을 만한 책을 펴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어쩌면 한 해가 채 지나지도 않았으나 고침판을 내야 할 만큼 책을 엮지는 않는지. 어쩌면 새로 펴낸 그때에만 반짝 팔아치운 뒤 또다른 책을 새로 펴내며 그때그때 반짝반짝 팔아치울 마음은 아닐는지. 출판사 도서목록에는 수많은 책이 얼굴을 내밀고 있지만, 이리하여 출판사 햇수가 길어지면서 도서목록은 두꺼워지고, 알음알이하는 작가가 늘어나지만, 자기 출판사 일꾼조차도 자기 출판사에서 낸 책을 찬찬히 읽고 아끼면서 둘레사람한테 두루 소개하고 나누는 일은 못하고 있지 않을는지. (4341.6.4.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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