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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돌보기 ㅣ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5
재클린 윌슨 지음, 지혜연 옮김, 닉 샤랫 그림 / 시공주니어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엄마 돌보기》(시공주니어)를 읽는 아이들은 자기들을 돌보는 어머니나 아버지가 지금 어떠한 형편인지, 몸은 어떻고 마음은 어떠한지를 가만히 돌아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요즘은 아이를 거의 하나만 낳아서 어린 나이부터 일찍일찍 여러 가지를 가르칩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 하나를 금이야 옥이야 기르기 마련이고, 지나치게 보호한다면서 아이가 자기만 생각하는 아이가 되어 버리게 한달까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라고 할 부모와 자식 사이인데도, 서로를 깊이 살피지 못하고 겉스침으로만, 그저 바라기만 하는 대상으로만 느낀달까요.
글쓴이 재클린 윌슨 님은 이런 현실을 잘 잡아채었고, 누구보다 아이들한테, 또 아버지와 어머니 들한테도,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함께 어울리고 부대끼면서 살아가면 즐거울까, 더 나을까, 재미와 보람이 있을까를 생각하도록 이끄는구나 싶습니다. 여기에다가 결혼만큼 쉽게 이혼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아버지나 어머니 가운데 한쪽이 없이 지내는 아이들 마음도 더 찬찬히 살피도록 합니다.
다만 한 가지, 책을 읽으며 좀 거리끼는 대목이 있습니다. 줄거리는 좋지만, 이런 줄거리에 나오는 여러 상황이라든지, 집안살림 모습이라든지, 어른들 일 세계나 둘레 마을 모습은 우리 사회하고 많이 다르지 않느냐는 것. 요즘 우리 사회는 서양 문화나 문물이 많이 들어와서 이런 이야기도 그다지 거리낄 만하지 않을 수 있고, 또 아파트 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은 현실에서는 자연스러운 삶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어쩐지 거리끼게 됩니다. 너무 도시 중심으로, 서양 이야기 판으로 흘러가는 게 아니냐 싶어서. 그리고, 이만한 줄거리라면 굳이 번역을 해서 내기보다는, 우리 나라 동화작가들이 얼마든지 창작할 수 있다고 느낍니다. 출판사에서 우리 나라 동화작가들한테 창작의욕을 불태워 주거나 창작동화를 부탁해서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려는 마음을 차근차근 북돋우고 일구어 간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얼핏 들었습니다. (4339.11.23.나무.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