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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오면
라데크 말리.마리에 슈툼프포바 지음, 제님 옮김 / 목요일 / 2024년 11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2.23.
그림책시렁 1753
《첫눈이 오면》
라데크 말리 글
마리에 슈툼프포바 그림
제님 옮김
목요일
2024.11.25.
맑으면 맑은 대로 놉니다. 바람이 볼면 바람이 부는 대로 놉니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놀고, 눈이 오면 눈이 오는 대로 놀아요. 어린이는 다 다른 날씨뿐 아니라 다 다른 날인 줄 언제나 아침마다 새롭게 맞아들이고 밤마다 새롭게 내려놓습니다. 《첫눈이 오면》은 겨울로 접어들 무렵 새철과 새놀이를 기다리는 아이가 맞이한 새해 첫눈이 얼마나 반갑고 신나는지 들려주는 듯합니다. 그런데 어린이는 ‘마냥’ 뛰놀기만 하지 않습니다. 눈송이를 말끄러미 들여다봅니다. 손바닥에도 올리고, 눈앞에 가까이 대기도 합니다. 하늘하늘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입을 헤 벌리고서 혀로 눈송이를 톡 느끼면서 “겨울이구나!” 하고 온몸으로 찌르르 받아들입니다. 애써 “어른을 달래려는, 이 가운데 늘 억눌리고 짓눌리는 어머니인 순이를 다독이려는” 붓끝으로 첫눈을 그려도 안 나쁩니다만, 온누리 어린이가 하염없이 첫눈을 새빛으로 맞아들이면서 마음껏 뛰놀다가 멍하니 눈빛을 눈망울에 담아서 반짝이는 숨결을 옮기면, 어머니(여성) 누구나 차분히 토닥일 만합니다. 어린이를 그리고 싶으면 어린이를 그릴 노릇입니다. 어머니를 그리고 싶다면 “다 큰 엄마 몸뚱이가 아닌, 지난날 아이로 뛰놀던 작은아이 몸짓”을 보여주면 됩니다. 오늘과 어제를 흰눈으로 이어서 아이랑 어른을 나란히 놓으면 저절로 하얗게 풀어내게 마련입니다. 그나저나 한글판은 영어판하고 겉그림이 다르군요. 왜 달라야 할까요?
#RadekMaly #MarieStumpfova #TheFirstSnow
ㅍㄹㄴ
《첫눈이 오면》(라데크 말리·마리에 슈툼프포바/제님 옮김, 목요일, 2024)
방 안이 조금 더 밝아진 것 같아요
→ 집이 조금 더 밝은 듯해요
4쪽
지금은 하얀 들판이 펼쳐져 있습니다
→ 이제는 하얀 들판입니다
→ 이제부터 하얀들입니다
8쪽
발자국으로 작은 길을 만들며
→ 발자국으로 작은길을 내며
→ 발자국으로 길을 작게 내며
9쪽
그 뒤로 구불구불 선들이 생겨요
→ 뒤로 구불구불 이어요
→ 뒤로 줄을 구불구불 그려요
14쪽
항상 무언가를 떠올리게 해요
→ 늘 가만히 떠올려요
→ 언제나 문득 떠올려요
16쪽
다시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엄마의 눈이 반짝입니다
→ 다시 어린아이가 된 듯 엄마는 눈이 반짝입니다
→ 마치 어린아이처럼 엄마 눈이 반짝입니다
→ 꼭 어린아이처럼 엄마는 눈을 반짝입니다
3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