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2.19.
숨은책 1109
《創作과批評 45호》
백낙청·염무웅 엮음
창작과비평사
1977.9.5.
겉으로는 한글을 쓴다지만, 알맹이는 우리말하고 동떨어진 채 ‘무늬한글’을 쓰는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알맹이가 우리말이 아닌 무늬한글을 쓰면 쓸수록 글읽기(문해력)는 떨어지게 마련이요, 몇몇만 어림어림으로 겨우 알아봅니다. 누구나 곧바로 알아볼 우리말을 안 쓰면서 “사람들이 책을 자꾸 안 읽는다”라든지 “어린이와 푸름이가 글을 잘 못 읽는다”고 탓할 일이 아닙니다. 일본굴레를 떨친 지 서른두 해가 지나고서도 일본스런 한자를 붙든 《創作과批評》입니다. 뒷날 ‘창비’로 무늬한글을 바꿔서 쓰지만 ‘빚다(창작)’와 ‘빗다(비평)’를 헤아리는 ‘빛’으로 나아가지는 않습니다. 무늬를 내려놓고서 속알을 살리려는 길이라면 ‘빚빗’을 바라볼 테고, 빚고 빗기에 ‘빛’을 이루는 손길을 열 테지요. 그나저나 1977해에 나온 《創作과批評 45호》는 부산 〈영광도서〉 책싸개가 고스란합니다. 어느덧 쉰 해를 살아낸 종이라서 바스라지려 하지만, 책집에서 밝히는 “책의 백화점”이라는 글씨는 멀쩡합니다. 문득 돌아보면 ‘영광서점 = 빛나는 책집’인 얼개입니다. 경기 부천에 작은책집 〈빛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빛나다’를 책집이름으로 못 삼을 까닭이 없습니다. 빚고(창작하고) 빗을(비평할) 줄 아는 누구나 빛(온전한 생명)을 이룹니다. 낱말 하나를 바꾸는 길부터 모두 가꿀 수 있습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