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새걸음



빛나는 하루를 지으려고 태어나. 네가 살아가는 뜻을 아직 모를 수 있는데, 누구나 씨앗이라는 몸을 입은 작은 한 톨로 이곳에 오지. ‘나’라고 하는 씨앗은 스스로 자라나는 동안 스스로 빛나는데, 이때에 ‘스스로사랑’이면서 “나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빛나는 ‘스스로사랑’인 또다른 나”인 ‘너’를 만난단다. ‘나’하고 ‘너’라고 하는 둘은 함께 그리고 빚고 짓고 가꾸고 돌보고 나누는 사이에 “새롭게 하나”를 이루는데, 이때 ‘나’하고 ‘너’는 다르면서 같이 담는 ‘하늘’을 이뤄. 다르기에 나하고 너로 따로 있어. 같으면 굳이 둘일 까닭이 없고, 구태여 ‘스스로사랑’이지도 않아. 다르면서 담는 몸과 마음이라는 그릇을 다스리고 다독이고 닦는 나날인 ‘삶’이야. 누구나 ‘나’하고 마주하는 ‘너’를 알아보려고 이곳에 있어. 이때에 ‘너’는 누구이겠니? “내가 보는 뭇빛”이 바로 모든 ‘너’야. ‘나’는, 사람인 숱한 ‘너’하고도, 나무와 풀과 꽃이라는 푸른 ‘너’하고도, 새와 짐승과 벌레라는 신나는 ‘너’하고도 가만히 만나서 ‘둘’을 이루고 ‘하늘’이 되어 함께 이곳에 있어. 밤이 걷히고 새벽으로 나아가는 사이에 온누리 온곳에 이슬이 맺는단다. 새걸음으로 나아가는 하루를 기리고 기뻐하는 물빛이지. 안 죽고 싶다고 걱정하거나 싫어하거나 고개돌리느라 죽어. 뻔히 죽을 텐데 왜 태어났느냐고 한숨을 짓느라 늙어. 살리는 길이어서 ‘살림길’이고, 살림길이란 ‘나’부터 ‘너’에 이르는 모든 곳에 노래씨를 심으면서 노을빛으로 물드는 길이란다. 노래를 부르고, 노래를 찾고, 노래를 밝히니, 모든 다른 노래가 어울리는 푸른숲과 푸른들로 만나는 푸른별로 간단다. 2026.1.20.불.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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