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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리코와의 나날 2
유키모토 슈지 지음, 도영명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5년 4월
평점 :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2.10.
만화책시렁 805
《쿠리코와의 나날 2》
유키모토 슈지
도영명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5.4.30.
나무는 나무를 낳습니다. 새는 새를 낳습니다. 사람은 사람을 낳습니다. 나비는 나비를 낳고, 개구리는 개구리를 낳아요. 그런데 ‘나무·새·사람·나비·개구리’라 할 적에는 ‘암나무’나 ‘숫새’나 ‘암나비’나 ‘수개구리’처럼 안 가릅니다. 암이냐 수냐 하고 가르지 않는, 오롯이 ‘나무·새·사람·나비·개구리’라 할 적에 새롭게 나아가는 다른 길을 냅니다. 《쿠리코와의 나날 2》을 읽었습니다. 이웃나라에서는 이미 석걸음과 넉걸음이 나왔으나, 어쩐지 종이책이 아닌 누리책으로만 선보이는 듯합니다. 잘팔리면서 종이책을 안 내는 일이란 없는 터라, “아이를 사랑으로 돌보는 마음”을 차분히 묶을 뿐 아니라, “내가 어려서 사랑받지 못한 채 자랐어도, 어른으로 선 오늘 스스로 사랑이 되어 이웃아이(나 아닌 남이 낳은 아이)를 ‘우리아이’로 품는 길”을 노래하는 책이라면, 그저 종이책으로 묶어서 널리 알리고 읽을 만하다고 봅니다. 젊은 가시버시가 아기를 안 낳는다고 할 적에는, 더구나 순이돌이가 짝을 굳이 안 맺겠다고 할 적에는, 이바지돈(지원금)이 아니라 “서로 한마음으로 함께 살림하고 일하는 사랑이라는 보금자리”를 일굴 노릇입니다. 2026해 뽑기(선거)에서도 온나라 어디서나 ‘꼰대 아재’만 잔뜩 나올 듯한데, ‘젊은 엄마’로 물갈이를 하면서 ‘젊은 아빠’는 집안일과 집살림과 아이돌봄을 맡는 틀로 확 갈아엎어야 하지 않을까요? 겉몸은 암사람(여자)과 수사람(남자)으로 다르다지만, 숨결은 오롯이 ‘사람’으로 같습니다. 우리는 어른(사람)으로서 아이(사람)을 낳거나 돌보면서 이 별을 파랗게 품어야 빛납니다.
ㅍㄹㄴ
“쿠리코, 아까는 새들과 바로 친해질 수 있다고 말했지만, 그건 제가 말못 말한 거였어요 … 야생에 사는 새들은 자유로워서 오늘 어깨에 앉아 주더라도 내일은 다가오지 않을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시슬 언제 친해질 수 있을지는 모른답니다.” (34, 35쪽)
“아빠, 찹쌀 경단? 만들 수 있어?” “만들 수 있어요.” “그럼 쿠리코가 만들 테니까, 뒤에서 살짝 가르쳐 줘. 엄마 몰래.” (65쪽)
“우리는 쿠리코의 부모님 대신에, 진짜 아빠와 엄마가 되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 “아빠와 엄마는 이미 쿠리코의 진짜 아빠와 엄마인데, 이상해.” (161, 162쪽)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머드머드를 써서 텔레파시로 알려줘.” “으, 응.” (178쪽)
#くりことびより #雪本愁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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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리코와의 나날 2》(유키모토 슈지/도영명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5)
역시 야생의 새는 바로 마음을 허락해 주질 않는구나
→ 들새는 바로 마음을 열어 주질 않는구나
→ 들새는 바로 마음을 받아주질 않는구나
21쪽
점점 요리 실력이 좋아지네요
→ 차츰 밥솜씨가 늘어나네요
→ 이제 밥을 잘 짓네요
→ 어느새 밥을 잘 하네요
24쪽
그건 제가 말못 말한 거였어요
→ 그 말은 제가 잘못했어요
→ 제가 말을 잘못했어요
34쪽
괜히 기대했다가 슬프게 만들어서 미안해요
→ 설렜을 텐데 가라앉혀서 잘못했어요
→ 두근거렸을 텐데 재를 뿌려서 잘못했어요
→ 기다렸을 텐데 망쳐서 잘못했어요
35쪽
뭔가를 깨달은 좋은 눈을 하고 있군
→ 뭘 깨달아 눈이 밝군
→ 깨달아서 눈이 빛나는군
→ 깨달은 눈이군
84쪽
보육원의 산책 카트예요
→ 놀이집 마실수레예요
→ 돌봄집 놀이가마예요
88쪽
엄청난 파워야! 사과 파워!
→ 힘이 엄청나! 능금힘!
→ 엄청나! 능금힘!
202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