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못하는 대로



‘못하기’ 싫으니 ‘잘하고’ 싶을 텐데, 네가 못하는 까닭은 둘이야. “난 왜 이렇게 못하지?” 하고 스스로 여기는 탓에, “굳이 그 일을 잘해야 할 까닭이 없”기 때문이야. 스스로 ‘못한다’고 씨앗을 자꾸 심으니, 못하는 길대로 늘 나아가지. 게다가 굳이 잘할 까닭이 없는 터라, 그냥 못하게 마련이야. 네가 이 삶에서 새롭게 배울 뜻이 있지 않으니 못하는데, 이때에는 ‘못하는 나날’을 배워. ‘못하는 마음’을 배우고, ‘못하는 나’와 ‘못하는 너(이웃)’를 가만히 알아보곤 해. 무엇을 잘한다면, 잘하는 손짓과 매무새를 배울 테지. 잘하는 대로 펴는 하루를 배우고, 잘하면서 느끼거나 누리는 모든 마음을 배우고, ‘잘하는 나’하고 ‘잘하는 너(동무)’를 차분히 헤아리곤 해. 네가 “못하는 대로인 나”를 받아들일 적에는 “못하는 대로인 너(이웃·동무)”를 고스란히 받아들여. 네가 “못하는 대로인 나”를 못 받아들이는 터라 “못하는 대로인 너”를 못 받아들인단다. 게다가 “잘하는 나”를 자꾸 쳐다보면 “잘하는 너(남)”를 미워하거나 싫어해. “함께 잘하는 길”을 외려 안 바란단다. “혼자 잘하는 길”을 가고픈 나머지, “잘하는 너(둘레·모두)”를 내치거나 물리치거나 내쫓기까지 하지. 너는 언제나 ‘나(너)’를 바라보고 받아들일 노릇인데, 모든 날마다 “못하는 대로인 나”를 볼 노릇이야. 무엇보다도 “하는 나”를 보고 “하는 너”를 봐야지. ‘할’ 적에는 ‘못하다·잘하다’가 아닌 ‘하다’를 봐야지. 무엇을 하고, 왜 하고, 언제 하고, 어떻게 하고, 누구랑 하는 길인지 하나씩 짚으면 돼. 온누리 모든 풀꽃나무를 보겠니? 2월꽃은 4월이나 6월에 못 펴. 7월꽃은 5월은커녕 3월에 못 피지. 모든 풀과 꽃과 나무는 “못 피는 철”을 제대로 알면서 ‘필’ 철만 본단다. 2026.1.24.흙.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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