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비옥 肥沃


 토질의 비옥 여부에 따라 → 흙이 살뜰한가에 따라

 비옥한 농토 → 기름진 논밭 / 건 논밭 / 살진밭

 토양이 비옥하다 → 흙이 걸다 / 흙이 기름지다

 어디나 토지는 비옥하여서 → 어디나 흙이 푸져서


  ‘비옥하다(肥沃-)’는 “땅이 걸고 기름지다. ‘걸다’, ‘기름지다’로 순화”로 풀이하면서 “≒ 비요(肥饒)·비유(肥?)” 같은 비슷한말이 있다고 하는데, ‘비요·비유’ 모두 ‘걸다·기름지다’나 ‘살지다·살뜰하다·알뜰하다’로 손질합니다. ‘알차다·푸지다·푸짐하다’로도 손질하고요. 그런데 낱말책에서 ‘걸다’를 찾아보니 “1. 흙이나 거름 따위가 기름지고 양분이 많다”로 풀이하고, ‘기름지다’는 “4. 땅이 매우 걸다”로 풀이합니다. 그야말로 엉터리인 돌림풀이입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비옥’을 두 가지 더 싣지만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비옥(緋玉) : [역사] 비단옷과 옥관자라는 뜻으로, 당상관의 관복을 이르던 말

비옥(翡玉) : 붉은 점이 있는 비취옥



나뭇잎과 잔가지 그리고 벌레들이 타이가 흙을 비옥하게 하는 거야

→ 나뭇잎과 잔가지와 벌레가 있어서 타이가 흙이 기름져

→ 나뭇잎과 잔가지와 벌레가 있기에 타이가 흙이 알뜰해

《아나스타시아 4 함께 짓기》(블라지미르 메그레/한병석 옮김, 한글샘, 2008) 239쪽


저건 비옥한 흙이고 메마른 흙이고 가리지 않아

→ 저건 기름진 흙이고 메마른 흙이고 가리지 않아

→ 저건 건 흙이고 메마른 흙이고 가리지 않아

《나츠코의 술 6》(오제 아키라/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1) 23쪽


비옥한 토지를 가진 부강한 나라였고

→ 기름진 땅이 있는 힘센 나라였고

→ 땅이 매아 좋은 넉넉한 나라였고

《신과 함께, 신화편 中》(주호민, 애니북스, 2012) 10쪽


무경운 농법을 활용하는 대신 해마다 밭을 갈아엎어서 비옥한 표토가 강으로 쓸려가게 만든다

→ 흙을 갈지 않는 길이 아니라 해마다 밭을 갈아엎느라 기름진 겉흙이 냇물로 쓸려 가고 만다

→ 흙을 그대로 안 두고 해마다 밭을 갈아엎으니, 살뜰한 겉흙이 냇물로 쓸려 가고 만다

《땅이 의사에게 가르쳐 준 것》(대프니 밀러/이현정 옮김, 시금치, 2015) 66쪽


토양이 비옥하며 햇볕의 양이 충분한 환경에서는

→ 땅이 기름지며 햇볕이 따뜻한 곳에서는

→ 흙이 기름지며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는

→ 흙이 걸며 햇볕이 좋은 터전에서는

→ 땅하고 해가 좋은 자리에서는

《소나무 인문 사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휴먼앤북스, 2016) 17쪽


농장은 저절로 비옥해지고

→ 숲밭은 저절로 기름지고

→ 밭은 저절로 건 땅이 되고

→ 들밭은 저절로 살지고

《내일 새로운 세상이 온다》(시릴 디옹/권지현 옮김, 한울림, 2017) 102쪽


뿌리는 근처의 비옥한 흙을 향해서 열심히 뻗어나갔겠지

→ 뿌리는 가까이 기름진 흙으로 바지런히 뻗어나갔겠지

《릴리와 숲의 비밀》(뤼크 포크룰·아니크 마송/박지예 옮김, 봄날의곰, 2023) 11쪽


우리 현대인은 자신의 땅이 비옥함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망각할지도 모르지만

→ 우리는 이 땅이 기름져야 하는 줄 잊을지도 모르지만

《나무 내음을 맡는 열세 가지 방법》(데이비드 조지 해스컬/노승영 옮김, 에이도스, 2024) 13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