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가시내와 마늘꽃 (2026.2.6.)

― 부산 〈책과아이들〉



  ‘참(진실)’을 마주하려면 언제나 우리 민낯과 맨몸을 고스란히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못생기거나 잘생긴 얼굴이 아닌, 누구나 ‘나로서 나다운 빛’일 뿐이지만, 나랑 남을 견주거나 빗대느라 그만 민낯과 맨몸을 등지거나 안 보려고 하는구나 싶습니다. ‘참’은 잘생긴 얼굴도 못생긴 얼굴도 아닌, ‘넋이 드러나는 빛’이고, 우리 넋빛은 오롯이 ‘사랑’인 터라, 스스로 민낯과 맨몸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바라보려고 할 적에는 “나는 늘 사랑이로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참을 바라보기는 어렵거나 힘들거나 까다롭지 않아요. ‘참보기’란 ‘사랑보기’이니, 이제부터 눈뜨면서 즐겁게 노래빛으로 깨어나는 첫길입니다. ‘맞다·틀리다’나 ‘옳다·그르다’로 가르는 틀은 참하고 멀어요. 겉모습을 따지거나 재려고 하니 맞거나 옳다고 외친다든지, 틀리거나 그르다고 삿대질을 합니다.


  참으로 참하게 참빛을 품을 적에는, 아이어른이 함께 착하게 하루를 채울 줄 아는 차분한 눈길로 차근차근 이야기를 일구고 차곡차곡 살림을 편다고 느껴요. 먼발치가 아닌 바로 우리 보금자리에서 짓는 손길을 나누자고 살며시 말 한 마디를 건네는 곳부터 ‘참꽃’이 찬찬히 피어날 테지요.


  부산 안락2동 작은책숲 〈오른발왼발〉과 거제동 마을책집 〈책과아이들〉에서 “꽃으로 피어난 그림책―《마늘꽃》과 함께하는 수다꽃”을 이틀에 걸쳐서 폅니다. ‘마늘알’과 나란한 ‘마늘꽃’을 눈여겨보면서 함께 품는 길을 바라는 줄거리를 들려주는 그림책을 놓고서 ‘푸른살림’을 헤아리는 마음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붓을 쥔 마음, 붓으로 담는 하루, 붓으로 그리는 꿈, 붓으로 가꾸는 나, 이런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고 듣는 자리예요. 《마늘꽃》을 선보인 펴냄터는 “붓재주가 뛰어난 그림지기”보다는 “붓을 알뜰살뜰 즐겁게 쥐는 그림지기”가 걸어가는 길을 지켜보면서 네 해를 기다렸다지요.


  우리는 어느새 다들 잊어가지만, 논에 따로 ‘물주기’를 안 합니다. ‘물대기’는 하되, ‘빗물’을 모아서 댑니다. 나락(쌀알)을 살찌우는 숨빛은 바로 ‘하늘비(빗방울)’입니다. 마늘을 살리는 숨빛은 겨울바람과 겨울눈과 봄안개와 봄이슬이에요. 한겨레 첫이야기는 ‘쑥·마늘’ 두 가지를 온날(100일) 동안 품어서 가시내로 거듭난 곰을 짚으면서, ‘마늘·쑥’ 두 가지를 끝내 못 품고서 달아난 머스마 자리인 범을 넌지시 다룹니다. ‘숲빛(쑥·숲살림) + 들빛(마늘·밭살림)’이기에 아기를 몸에 품어서 낳습니다. 비록 달아났으나 머스마(머슴)는 의젓하게 일손을 맡는 일꾼(머슴) 노릇입니다. 둘을 하나로 품는 마음으로 마늘을 얻고 나눕니다.


ㅍㄹㄴ


《헌법을 우리말로 다듬었다고?》(한실, 배달말터, 2025.2025.11.21.)

《내 서글픈 언니들의 노래》(김기래, 도르, 2026.1.7.)

《네 맘은 그래도 엄마는 이런 게 좋아》(고미 타로/이정선 옮김, 베틀북, 2001.8.25.)

#わたしのすきなやりかた #五味太郞

《모두에게 배웠어》(고미 타로/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2015.12.22.)

#모두가가르쳐주었어요 #みんながおしえてくれました

《한밤중에 강남귀신》(김지연, 모래알, 2018.7.7.)

《안녕, 우리들의 집》(김한울, 보림, 2018.11.15.)

《여우 요괴》(정진호, 반달, 2023.2.1.)

《눈 오는 날》(엠마누엘레 베르토시/이순원·김은정 옮김, 북극곰, 2011.10.12.첫/2023.3.21.6벌)

#Neveade #EmanueleBertossi (2008년)

《우리 함께 겨울을 보내면 어떨까?》(앙드레 프리장/제님 옮김, 목요일, 2024.10..7)

#AndreePrigent #Et si on passait l'hiver ensemble? (2023년)

《첫눈이 오면》(라데크 말리 글·마리에 슈툼프포바 그림/제님 옮김, 목요일, 2024.11.25.)

#RadekMaly #MarieStumpfova #TheFirst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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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Day on Skates》(Hilda Van Stockum, Bethlehem Books, 1934 첫/1994.)

- https://en.wikipedia.org/wiki/Hilda_van_Stockum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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