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도 괜찮아
오모리 히로코 지음, 엄혜숙 옮김 / 초록귤(우리학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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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2.6.

그림책시렁 1742


《잊어도 괜찮아》

 오모리 히로코

 엄혜숙 옮김

 초록귤

 2026.1.19.



  누가 우리한테 “잊어도 돼” 하고 말한다면 “잊히기 싫다”는 뜻입니다. 참말로 잊어도 된다고 여긴다면 이런 말을 아예 안 해요. 잊혀도 된다면 먼저 다른 곳을 바라보면서 차분히 나아가고, 새터에서 새빛으로 스스로 물들기에 서로서로 다르게 삶을 짓습니다. 《잊어도 괜찮아》는 얼핏 “잊어도 돼” 하고 속삭이면서 마음에 짐을 얹지 말라고 타이르는 듯싶으나, 가만히 보면 볼수록 “제발 나 좀 잊지 마!” 하고 외치는 붓끝이로구나 싶습니다. 아이가 자라나는 길을 지켜보는 ‘집고양이’는 들이 아닌 집에서 맴돌기에 ‘집에서만 만나는 한집사람’을 그리워할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한집사람은 아이도 어른도 집에 없기 일쑤예요. 아이는 어릴적에는 내내 집고양이 곁에 붙더니, 배움터를 다니고부터 집에서는 거의 안 지내다시피 하고, 모처럼 집에 있어도 같이 안 놀고 혼자 놀거나 그냥 자버립니다. 이때에 집고양이는 어떤 마음으로 “잊어도 돼” 하고 말할까요. 워낙 들살림을 짓는 고양이를 집에 가두고서 어린이가 ‘좀 나이를 먹고 동무를 사귄다’면서 안 쳐다본다면, 고양이가 들에서 살라고 풀어놓지 않는다면, 이런 줄거리로 아이어른한테 무슨 이야기를 펼 만할까요? 이 그림책은 책날개에 옮긴이가 “성장을 지켜보는 존재의 시선으로 쓴, 아주 섬세한 사랑 이야기”라고 적는데, 이 줄거리와 얼거리는 ‘사랑’하고는 아주 먼, 외롭고 쓸쓸히 죽어가는 가여운 작은목숨을 제발 집에 가두지 말자는 뜻 빼고 무엇이 있을는지 모르겠습니다.


#大森裕子 #わすれていいか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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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도 괜찮아》(오모리 히로코/엄혜숙 옮김, 초록귤, 2026)


너는 점점 집에 없을 때가 많아졌어

→ 너는 이제 집에 없을 때가 잦아

→ 너는 집을 자꾸 비워

→ 너는 갈수록 밖에서 놀아

2∼3쪽


너는 엄청 커졌는데 나는 좀 작아진 것 같아

→ 너는 엄청 큰데 나는 좀 작아

→ 너는 엄청 크는데 나는 좀 작아

6∼7쪽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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