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창해일속
지구도 무량 광대한 우주에 비하면 창해일속만도 못하거늘 → 푸른별도 가없는 온누리에 대면 좁쌀 한 알만도 못하거늘
창해일속(滄海一粟)에 지나지 않는 것이니 → 하찮으니 / 보잘것없으니 / 작은이 / 조그마하니
창해일속(滄海一粟) : 넓고 큰 바닷속의 좁쌀 한 알이라는 뜻으로, 아주 많거나 넓은 것 가운데 있는 매우 하찮고 작은 것을 이르는 말. 중국 북송의 문인 소식의 〈전적벽부(前赤壁賦)〉에 나오는 말이다
우리는 좁쌀이 한 알이 있을 적에 “좁쌀 한 알”이라 말합니다. 중국사람은 “滄海一粟”이라 하겠지요. 이뿐입니다. 우리가 굳이 중국말을 끌어들여서 말해야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애써 프랑스말이나 일본말로 이런 생각이나 저런 마음을 드러내야 하지 않습니다. 우리말은 우리가 씁니다. 우리는 우리말로 마음과 생각을 주고받습니다. 우리는 우리말로 삶을 가꿉니다. 우리말은 우리 스스로 심고 가꾸며 돌보는 슬기로운 숨결입니다. 작거나 하찮거나 보잘것없다 하더라도 즐겁게 쓰면서 아름답게 가꿀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러구러 ‘창해일속’은 ‘자그맣다·자그마하다·작달막하다·작은일’이나 ‘잘다·잗다랗다·적다·조금’으로 손질합니다. ‘가볍다·수수하다·조촐하다·투박하다·털털하다’나 ‘조그맣다·조그마하다·쪼그맣다·쪼그마하다·쪼꼬미·짜리몽땅’으로 손질하고, ‘졸때기·졸따구·좀스럽다·좀생이’나 ‘좁다·좁다랗다·좁쌀뱅이·좁쌀꾼·좁쌀바치·좁쌀·좁싸라기’로 손질할 만합니다. ‘쪽·쪼가리·털·터럭·털끝’이나 ‘크잖다·크치않다·크잘것없다·하릴없다’로 손질하지요. ‘시들다·시들하다·시시하다·심심하다·슴슴하다’나 ‘자갈·자잘하다·자질구레하다·작다·작다리·작은것’로 손질할 만해요. ‘초라하다·추레하다·하찮다·하잘것없다·후줄근하다·호졸곤하다’나 ‘같잖다·꼴같잖다·알량하다’로 손질하며, ‘게딱지·곱·곱재기·꼽·꼽재기·새알곱재기·새알꼽재기’로 손질할 수 있어요. ‘구지레하다·구질구질·너저분하다·깨작거리다·끼적거리다’나 ‘단·실·대수롭지 않다·대단하지 않다’로 손질해도 어울려요. “묻거나 말거나·묻든 말든·묻든지 말든지”나 ‘먼지·티·티끌’로 손질해요. ‘변변찮다·보람없다·보잘것없다·볼것없다’나 ‘생쥐·고망쥐·쥐·쥐새끼·쥐뿔’로도 손질합니다. ㅍㄹㄴ
그 동안 발견한 표현의 오류와 뒤바뀐 편제 등을 바로잡아 다시 펴내면서, 국어순화의 효과가 창해일속(滄海一粟)에 불과할 것임을 잘 알기에, 이 막중한 과업을 미약한 개인의 힘만으로 감당하는 일이 몹시 힘겨우므로 국가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그동안 찾아낸 잘못과 뒤바뀐 얼개를 바로잡아 다시 펴내면서, 글을 다듬은 보람이 아주 하찮을 줄 잘 알기에, 이 크나큰 일을 작은 사람 혼자서 짊어지기란 몹시 힘겨우므로, 나라에서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수열 선생님의 우리말 바로 쓰기》(이수열, 현암사, 2014) 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