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시민 이야기 미래 세대를 위한 인문 교양 7
정주진 지음 / 철수와영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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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2.2.

인문책시렁 457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시민 이야기》

 정주진

 철수와영희

 2025.9.18.



  우리나라는 돈이 없지 않습니다. 아니, 푸른별에 있는 모든 나라는 돈이 없지 않습니다. 날마다 쏟아지는 밥쓰레기는 이루 말할 길이 없고, 밥쓰레기가 아니어도 마감(유통기한)이 지나서 버리는 밥살림이 어마어마합니다. 돈벌이로 바라보기에 밥쓰레기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얼개이고, 철없이 겨울딸기에 겨울땅감에 겨울수박까지 거두느라, 애먼 곳에 기름을 옴팡지게 쏟아붓습니다.


  기름으로 구르는 수레를 빛(전기)으로 굴리기에 푸른별이 깨끗하지 않습니다. 시골 들숲메바다에 때려박은 햇볕판·바람개비로 뽑아낸 빛을 서울까지 끝없이 잇는 빛줄(송전선)에 드는 돈이 엄청납니다. 빛줄을 돌보거나 바꾸는 돈도 엄청납니다. 이만 한 돈이라면 모든 집에 햇볕판과 바람개비를 달아서 스스로 빛을 뽑아내라고 해야 맞을 텐데 싶습니다만, 이 나라는 이런 길은 안 살핍니다. 아니, 서울에 넘치는 길바닥에 지붕을 씌워서 햇볕판을 덮으면 될 텐데, 이런 새길을 살피지도 않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시민 이야기》를 곱씹습니다. 글쓴이는 “국회의원으로 뽑히고 나서 마을일에 등진 사람”을 나무라는데, 그들은 뽑히기 앞서도 이미 마을일에 아무 마음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마을에 안 살거든요. 시골에서 국회의원이나 군의원으로 뽑힌 이 가운데 ‘작은마을 작은집’에서 살림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2026년으로 접어들면서 ‘전남광주특별시’라든지 ‘충남대전특별시’라든지 ‘대구경북특별시’를 꾀하겠다는 목소리가 높아요. 이렇게 묶으면 나라에서 20조 원을 내준다고 합니다.


  여러 고을을 하나로 묶을 적에 벼슬자리를 줄일까요? 여태 모든 곳에서 밝힌 바를 살피면, 오히려 벼슬자리를 늘리려고 합니다. 크게 하나로 묶을 적에는 ‘국회의원·군의원’을 확 줄여야 맞습니다. 이미 뚱뚱하게 부푼 벼슬자리를 1/10쯤으로 쳐내어 일꾼만 남길 노릇입니다. 여태 허투루 날린 살림돈은 마을사람이 아이를 낳아 돌보는 길에 이바지하는 쪽으로 들여야 맞습니다.


  몰아주기는 하나도 안 아름답습니다. 아름답게 살아가려면 ‘몰아주기’가 아닌 ‘나누기’에다가 ‘골고루’에다가 ‘어깨동무’를 할 노릇입니다. ‘민주시민’이 되지 않아도 됩니다. ‘마을사람’이면 됩니다. ‘작은사람’이면 되어요. 서울을 바라보지 않는 마을사람으로 가면 됩니다. 더 크게 부풀려서 목돈을 얻어내는 늪에서 벗어날 노릇입니다.


  으레 ‘극우’란 이름을 붙이면서 나무랍니다만, 나라가 고르게 아름다우려면 왼오른이 저마다 20∼30%쯤으로 나란할 노릇이면서, 왼오른이 아닌 가운길로 반듯하게 서는 일꾼이 40∼60%를 차지해야 합니다. 우리는 왼길도 오른길도 아닌 가운길을 갈 노릇이요, 아름길과 푸른길과 사람길을 걸을 노릇입니다. 왼오른으로 갈려서 쌈박질을 하는 멍청짓이 아닌, 왼목소리와 오른목소리를 늘 가운자리에서 주고받으면서 함께 나아갈 새길을 찾을 노릇입니다.


  ‘민주시민’이라고 한다면, “쟤는 극우라 나빠!” 하면서 금을 긋지 않아야 합니다. “쟤는 극좌라 꼴보기싫어!” 하며 금긋는 얼뜨기도 걷어내야지요. “너는 왜 오른쪽이니?” 하고 물으면서 다가갈 노릇입니다. “너는 왼쪽에 서서 뭘 하니?” 하고 물으면서 만나야지요.


  여러모로 보면, 이제는 나라에 무리(정당)를 다 없앨 만합니다. ‘무리’가 아닌 ‘낱(개인)’으로 나라일(국회)을 맡는 일꾼만 뽑고 두어야 할 노릇입니다. 무리지어 밥그릇을 챙기는 틀을 이리 손질하든 저리 손보든 똑같은 굴레입니다. 무리(정당)를 모조리 없애고서, 오직 ‘일감’을 놓고서 이야기하며 가다듬고 마음을 기울이는 자리만 놓아야지 싶습니다. ‘정당명부 비례대표’가 없이, ‘정당이름 아닌 제비뽑기로 투표번호’를 받는 길로 가면 됩니다. 일하지 않는 사람한테 벼슬자리를 너무 오래 맡긴 탓에 바른사람(민주시민)이 꺾이고 밀리고 숨진 나날입니다. 이제는 아이들이 일꾼을 맡도록 모든 뜨내기 돈바치와 이름바치와 힘바치를 쫓아내는 길에 함께 뜻을 모을 때입니다.


ㅍㄹㄴ


쿠테타로 정권을 잡은 독재자도 잘한 게 있으니 그건 제대로 평가해 주어야 한다는 주장은 한마디로 독재자를 두둔하기 위한 괴변입니다 … 시간이 흘렀다고 독재자에게 유리한 점을 강조하는 건 당시 억울하게 체포되고 고문과 처형을 당했던 사람들과 그 가족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행위입니다. (28, 29쪽)


국회의원 중에는 당선이 된 뒤에는 국민을 외면하고 정당의 일에만 열심인 사람이 많습니다. 다시 선거에 출마하려면 정당에서 공천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71쪽)


누구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건 개인적인 일입니다. 그러나 독재나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지지하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94쪽)


한마디로 군은 많은 병력과 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것을 쓸 일이 없게 하려고 존재하는 겁니다 …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우리나라 남성은 만 18세가 되면 일정 기간 동안 군 복무를 해야 합니다. 군은 우리의 일상 영역 중 하나이고 우리는 가족, 친척, 친구, 이웃으로서 그들이 군에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게 해야 합니다. (117, 118쪽)


과거에 경찰은 왜 물리적 폭력을 쓰면서까지 집회를 막고 참가자들을 체포했던 걸까요? 그것은 경찰의 임무보다 독재 정권이나 집회를 마땅치 않게 생각한 대통령에게 충실했기 때문입니다. (124쪽)


극우 단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들의 주장에 반대하거나 자신들이 싫어하는 집단이나 개인을 혐오 대상으로 삼고 사회에서 그들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는 겁니다. (170쪽)


+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시민 이야기》(정주진, 철수와영희, 2025)


그건 민주시민이라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인데 유감스럽게도 그런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 바른님이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데 딱하게도 그런 사람이 꽤 많습니다

→ 곧은님이면 그리 해서는 안 되는데 안타깝게도 그런 사람이 꽤 많습니다

38쪽


정부는 이런 혈세로 운영되고 고위 공직자들은 급료를 받습니다

→ 나라는 이런 핏돈으로 꾸리고 벼슬아치는 일삯을 받습니다

→ 나라는 이런 살림돈으로 돌리고 벼슬꾼은 품삯을 받습니다

107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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