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나무 자랄 틈
누구하고 누가 만난다고 할 적에는, 둘이 ‘붙은’ 사이가 아니라는 뜻이야. 둘이 ‘떨어진’ 사이라서 만날 수 있어. 둘이 ‘붙은’ 사이라면, 늘 함께 있고 같이 지내며 나란히 간다는 뜻이지. 네가 누구하고 동무라면, 한집에서 안 산다는 뜻이지. 서로 떨어진 다른 집에서 저마다 지내는데, 언제 만나서 어떻게 어울리더라도 동글동글 돕고 돌아볼 줄 아는 사이라서, 둘을 ‘동무’라고 해. 네가 누구하고 이웃이라면, 한마을에 살기도 할 수 있고, 까마득히 먼 마을에서 살 수 있어. 서로 안 가까운 길로 떨어진 채 살림을 짓는데, 언제 만나거나 어떻게 어울리더라도 둥글둥글 두르듯 두레를 하는 사이라서, 둘을 ‘이웃’이라고 해. 그러니까, ‘한사랑’으로 지내는 사이라면 함께 웃고 울면서 같이 노래하는 하루가 즐거운 보금자리이지. ‘한마음’으로 만나는 사이라면 동무하고 이웃하는 눈길과 손길을 나누면서 언제 어디서나 ‘틈’을 곱게 두고서 서로 살핀다는 살림길이야. 반갑게 만나고 기쁘게 어울리려면 알맞게 틈을 둘 노릇이야. 빈틈없기보다는 숨돌릴틈이 있으면 느긋해. 동무나 이웃은 언제까지나 한결같이 기다리는 사이란다. 한집안을 이룰 적에는 늘 함께 얘기하고 나누며 생각하는 사람이지. 너희 집에는 나무가 자를 틈이 있니? 너희 집에는 나무씨앗을 심을 틈이 있을까? 넌 집에 어떤 틈이 있어? 틔워야 싹트고 움트지. 빈틈없이 채우지 않으면 돼. 숨을 돌리는 틈을 기꺼이 나누면 돼. 눈뜨려면 눈뜰 틈이 있어야 하지. 다그치거나 몰아붙이지 마. 느긋이 어깨동무로 지켜보렴. 2026.1.13.불.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