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이발사
정네모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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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그림책작가가

부디 나무를 비롯한

온누리 뭇숨결을

다시 처음으로 가서

마음으로 읽기를 바라면서

1/5별꽃이 아닌 2/5별꽃을 붙인다.

.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1.27.

그림책시렁 1731


《나무 이발사》

 정네모

 창비교육

 2025.10.15.



  가지치기를 바라는 나무는 한 그루조차 없습니다. 나무는 늘 스스로 알맞게 뿌리내리면서 줄기를 올리고, 뿌리랑 줄기를 헤아려서 가지를 뻗습니다. 어떤 나무도 “사람한테 길들기”를 안 바랍니다. 그러나 모든 나무는 “사람이 올라타서 바람을 쐬고 놀고 노래하기를 기다립”니다. 일본말씨인 ‘조경사’를 더없이 끔찍하도록 싫어하고 괴로운 나무입니다. 《나무 이발사》는 나무를 괴롭히면서 마치 나무를 이쁘장하거나 귀엽게 가다듬는다고 외치는 얼거리입니다. 나무한테 ‘가지’는 사람한테 ‘팔’입니다. 나무는 가지가 잘려도 다시 내놓습니다만, 가지가 잘릴 때마다 얼마나 울고 아파하는지 참말로 못 느끼거나 안 느끼기에 서울이건 시골이건 겨울마다 끔찍하게 가지치기를 해댑니다.  나무를 지켜보면 누구나 알 텐데, 가지치기를 받은 곳에 고스란히 다시 가지를 내놓는 나무예요. 바로 그곳, 가지를 뻗는 데가 뿌리를 뻗은 데이고, 뿌리를 바탕으로 가지를 뻗어서 해바람비를 맞아들이려 하거든요. 그래서 지난날에는 모든 과일밭에서 높다란 사다리를 두었습니다. 〈빨간머리 앤〉이라는 오랜 그림꽃을 본 분은 알 텐데, ‘푸른지붕집’으로 말수레를 타고 가는 앤은 높다랗게 자란 능금나무에서 퍼지는 꽃내음에 흠뻑 사로잡히면서 삶이 참 아름답다고 느낍니다. ‘앤이 살던 지난날 캐나다’도 능금나무 가지치기를 안 했어요. 능금나무 가지를 함부로 치면 ‘능금맛’이 확 떨어지거든요. 눈물로 맺은 열매가 맛날 수 없으니까요. 제발 어린이한테 ‘나무마음’과 ‘나무살림’을 제대로 보여주기를 빕니다. 가지치기를 바라는 나무는 참으로 한 그루조차 없습니다. 다만, 사람이 헐벗고 겨울에 추위에 떨 적에, 나무는 기꺼이 가지를 베풉니다. 사람이 세간을 짜려고 나무한테 찾아와서 줄기를 달라고 한참 빌면, 나무는 씨앗을 내놓고서 기꺼이 제 몸인 줄기를 내어줍니다. 예부터 시골사람은 나무 한 그루한테서 줄기를 고마이 얻어서 집을 지으면, 적어도 두온해(200년)를 그대로 살았고, 오래집을 허물 적에 기둥이며 서까래이며 들보로 삼은 나무를 고스란히 살려서 새집에서 그대로 써서 즈믄해(1000년)를 이었습니다. 다른 나무를 다시 베고 싶지 않은 마음이 ‘시골지기 사랑’이거든요. 고양이를 앞세워 귀염귀염 이쁨이쁨 그림책으로 꾸미지 않기를 빕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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