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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장례식 ㅣ 고래뱃속 창작그림책
치축 지음 / 고래뱃속 / 2020년 11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1.26.
그림책시렁 1729
《동물들의 장례식》
치축
고래뱃속
2020.11.30.
모든 목숨은 ‘죽는’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죽음은 끝일 수 없고, 마지막이지도 않습니다. 한 해 가운데 섣달인 열둘쨋달은 끝이요 마무리라고 여깁니다만, 끝이고 마지막이기에 언제나 새달인 첫달로 잇는 길목입니다. 우리는 예부터 ‘죽살이’라 했고, ‘밤낮’처럼 나란히 이야기합니다. 죽기에 살아요. 죽음이라고 하는 길로 몸을 내려놓기에 새롭게 일어나서 살아갑니다. 해지고 별돋을 무렵에 몸을 누여서 오롯이 마음길로 나아가면, 밤새 새롭게 기운을 차려서 새벽에 이슬을 머금으며 눈뜨게 마련입니다. 《동물들의 장례식》은 “죽는 슬픔과 눈물”을 여러 목숨붙이를 나란히 헤아리는 줄거리로 들려줍니다. 참말로 슬프고 눈물날 만합니다. 다만, 끝나거나 사라진다고 여겨서 슬프거나 눈물나지 않아요. 이제껏 걸어온 나날을 한 올씩 돌아보면서 새걸음으로 내딛는 모습이 반짝이기에 눈물 한 방울을 이슬 한 방울 곁에 놓습니다. 누구나 씨앗을 심습니다. 미움씨나 불씨를 심는 길을 내내 일삼는 이가 있다면, 사랑씨에 풀씨를 심는 길을 날마다 걸어가는 이가 있어요. 더 낫거나 나쁜 쪽은 없습니다. 아름답건 안 아름답건 안 대수롭습니다. 죽음은 어둡거나 캄캄하지 않을 뿐입니다. 죽음길이란 삶길로 거듭나는 별밤인걸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