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은은 隱隱
은은하게 보이는 먼 산 → 어슴푸레 보이는 먼 메 / 흐릿하게 보이는 먼 메
달빛이 은은하게 비친다 → 달빛이 흐릿흐릿 비친다 / 달빛이 어슴푸레 비친다
은은히 들려오는 종소리 → 아득히 들려오는 쇠북소리 / 잔잔히 들려오는 쇠북소리
‘은은하다(隱隱-)’는 “1. 겉으로 뚜렷하게 드러나지 아니하고 어슴푸레하며 흐릿하다 2. 소리가 아득하여 들릴 듯 말 듯 하다”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가만히·가만·가만가만·가볍다·지긋하다·지그시’나 ‘곰곰·곰곰이·구수하다·그윽하다·고요하다·고즈넉하다’로 손봅니다. ‘나긋하다·나긋이·낮다·나지막하다·나직하다’나 ‘넌지시·느긋하다·느긋이·말없다·말이 적다’로 손봐요. ‘보드랍다·보들보들·보얗다·부옇다·부드럽다·부들부들’이나 ‘자분자분·자근자근·잔잔·잔잔하다·잠잠·잠잠하다·잠자코’로 손볼 만합니다. ‘사뿐·사뿐사뿐·사뿟사뿟·사푼·사푼사푼·사풋사풋’이나 ‘서뿐·서뿐서뿐·산들바람·선들바람’으로 손보고, ‘살-·설-·살그머니·살그니·살그미·살금살금·살며시·살몃살몃·살포시’로 손볼 수 있어요. ‘살살·설설·살짝·살짝살짝·살짝궁·사부작·사부작사부작’이나 ‘소리없다·조용하다·조곤조곤’으로 손볼 만하지요. ‘속속들이·스스럽다·여리다·여릿하다’나 ‘아득하다·아련하다·아렴풋하다·어렴풋하다·아슴푸레·어슴푸레’로 손보아도 어울려요. ‘차분하다·찬찬하다·참하다·호젓하다·흐리다·흐릿하다’나 ‘스리슬쩍·슥·슥슥·스윽·스윽스윽·쓱·쓱쓱·쓰윽·쓰윽쓰윽·쓱쓱싹싹’로 손봅니다. ‘슬그머니·슬그니·슬그미·슬금슬금·슬며시·슬몃슬몃’이나 ‘슬슬·슬쩍·슬쩍슬쩍·슬쩍궁’으로 손보며, ‘상긋·상그레·싱긋·싱그레·생글·생긋·빙긋·빙그레·빙글’로 손보면 돼요. 이밖에 낱말책은 ‘은은하다(殷殷-)’를 “들려오는 대포, 우레, 차 따위의 소리가 요란하고 힘차다”를 뜻한다면서 싣지만, 이런 한자말은 쓸 일이 없으니 털어내야지 싶습니다. ㅍㄹㄴ
살구나무의 꽃은 향기가 얼마나 은은한지 모른다
→ 살구나무 꽃은 냄새가 얼마나 부드러운지 모른다
→ 살구나무 꽃내음은 얼마나 잔잔한지 모른다
→ 살구나무 꽃내음은 얼마나 차분한지 모른다
《시 창작 교실》(도종환, 실천문학사, 2005) 7쪽
딸기는 등불처럼 은은하게 빛나고요
→ 딸기는 불빛처럼 잔잔하게 빛나고요
→ 딸기는 불처럼 부드럽게 빛나고요
→ 딸기는 불처럼 고요하게 빛나고요
《나에게 정원이 있다면》(케빈 헹크스/최순희 옮김, 시공사, 2010) 22쪽
은은한 아이리스 향기
→ 잔잔한 아이리스 냄새
→ 상긋한 아이리스 내음
→ 고요한 아이리스 꽃내
《숲을 사랑한 소년》(나탈리 민/바람숲아이 옮김, 한울림어린이, 2015) 13쪽
포성이 은은하게 울리는 전쟁터의 참호에서
→ 쾅소리가 조용히 울리는 싸움터 굴길에서
→ 펑소리가 잔잔히 울리는 쌈터 구덩이에서
《낙타는 십리 밖 물 냄새를 맡는다》(허만하, 최측의농간, 2016) 237쪽
색이 참 은은하네요
→ 빛이 참 잔잔하네요
→ 빛깔 참 부드럽네요
→ 빛이 참 차분하네요
→ 빛깔이 참 여리네요
《오늘은 홍차》(김줄·최예선, 모요사, 2017) 77쪽
마음이 한결 은은해질 거야
→ 마음이 한결 부드럽지
→ 마음이 한결 나직하지
《오리 돌멩이 오리》(이안, 문학동네, 2020) 6쪽
가을 국화의 은은한 향기는 김 군의 섬세함이 되었고
→ 가을 움꽃 그윽한 내음은 김씨한테 부드러이 스미고
→ 가을 움큼꽃은 그윽히 김씨한테 나긋나긋 감돌고
《꽃에 미친 김군》(김동성, 보림, 2025) 25쪽
달빛에 은은하게 빛나는 운해는 그윽하구나
→ 달빛에 가만히 빛나는 구름밭은 그윽하구나
→ 달빛에 사풋 빛나는 구름바다는 그윽하구나
《고양이 화가 주베의 기묘한 이야기 25》(나가오 마루/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25) 15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