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1.15.
숨은책 1116
《돌려보는 일기장》
사잇소리 엮음
여성사
1993.1.30.
마음을 나누려면 만날 노릇입니다. 지난날에는 일을 풀거나 맺거나 하려면 누구나 스스럼없이 찾아가서 얼굴을 보며 말을 섞고 나누고 했습니다. 얼굴을 마주보기 버겁거나 부끄럽거나 껄끄러우면, 손으로 글월을 적어서 띄웠어요. 이제 우리는 찾아가서 마주보면서 얼굴빛을 헤아리며 말을 섞는 일이 부쩍 줄어듭니다. 집이나 일터에서 조그만 막대를 쥐면 아무리 멀리 있어도 목소리를 주고받을 수 있고, 쪽글이나 누리글로 쉽게 휙휙 오가요. 그런데 얼굴을 안 보더라도 바로바로 목소리나 글을 나눈다지만, 막상 마음은 얼마나 헤아리는지 모를 노릇입니다. 《돌려보는 일기장》은 순이하고 돌이가 ‘미운놈·싫은사이’가 아닌 ‘어깨동무·손잡기’로 함께 새길을 지을 노릇이라는 대목을 ‘돌림글(교환일기)’처럼 함께 읽고 쓰고 생각하자는 줄거리를 다룹니다. 1994년(통일기원 49년)에 이 책을 사읽은 분은 안쪽에 “남자가 분명 여자의 적은 아닌데, 가장 근본적인 것은 그것이 아닌데, 현상을 보기보다 본질을 파악하려 애쓰고 한단계 더 앞을 보도록 더 깊이 있게 생각하고 행동하자. 49.7.10. 경희”처럼 몇 마디를 남깁니다. 예나 이제나 앞으로나 우리가 살필 길은 ‘이야기’라고 느낍니다. 서로 마음을 들려주고 듣는 자리를 넓히면서 즐겁게 사랑을 짓는 아름자리를 가꿔야지 싶습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