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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가죽과 솜뭉치 2
루이케 우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5년 7월
평점 :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1.15.
만화책시렁 800
《털가죽과 솜뭉치 2》
루이케 우미
윤보라 옮김
대원씨아이
2025.7.31.
처음 푸른별이 태어난 무렵을 떠올리면 어느 누구도 안 싸우고 안 다투고 안 겨루었습니다. 모든 숨붙이는 ‘빛’이었기에 ‘몸’을 먹을 까닭이 없습니다. 서로 그저 빛이기에 가만히 넘나들면서 즐겁고, 하나이면서 다 다른 숨빛으로 어울리면서 언제나 노래와 춤으로 지냈습니다. 이러한 살림길이 어느 무렵부터 끊기면서 사납게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싸움판으로 바뀌었습니다. 《털가죽과 솜뭉치 2》을 가만히 읽습니다. 토끼랑 여우가 동무로 지내는, 또는 ‘너나들이’로 어울리는 길을 하나씩 그려갑니다. 터무니없을 만하지만, 요즈음처럼 죽도록 싸우도 다투고 겨루는 때에 어울리는 줄거리라고 할 만합니다. 조금 억지스럽거나 용쓰는 붓끝이 자꾸 드러납니다만, ‘밥과 삶과 마음’이 무엇인지 처음부터 다시 짚고서 이제부터 ‘생각’을 지피자고 하는 이야기가 흐릅니다. 우리는 이슬로도 배부를 만하고, 바람을 마셔도 넉넉할 만합니다. 햇볕으로 온몸을 튼튼히 돌볼 수 있고, 빗물과 바닷물을 품으면서 아름다이 살림을 지을 수 있어요. 꽃가루와 꽃송이를 조금 훑어도 맑고 밝게 하루를 그릴 만하고, 능금을 따먹지 않고 쓰다듬기만 해도 온마음에 사랑이 흐를 수 있습니다. 속빛을 깨우면 될 일이고, 우리가 저마다 속빛을 깨우면 모든 굴레와 수렁과 차꼬가 하루아침에 사라집니다.
ㅍㄹㄴ
“캥캥이 어떻게 할 거야?” “멀리 보낼 거야.” “멀리라니, 어디?” “엇.” “캥캥이 아무 짓도 안 했어. 왜 멀리 보내? 캥캥이 뭐 잘못했어?” “캐, 캥캥이는 밭을 망가뜨리고 그래서…….” “그래서?” (33쪽)
“저렇게 좁은 늪에서도 계속 길을 잃고 있었는데, 이렇게 넓은 세계에서 헤매지 않을 수 있을까.” “섭섭한 소릴∼∼∼! 그럴 땐 나를 부르면 되잖아.” (100쪽)
“나도 여우 씨가 여우라는 거 안 잊을 거예요. 정말 좋아해요, 여우 씨.” (139쪽)
#けがわとなかみ #類家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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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가죽과 솜뭉치 2》(루이케 우미/윤보라 옮김, 대원씨아이, 2025)
네 강인함은 손톱이나 엄니가 아냐. 말의 힘이다
→ 너는 손톱이나 엄니로 굳세지 않아. 말힘이다
→ 넌 손톱이나 엄니로 끈질기지 않아. 말힘이다
73쪽
나도 여우 씨가 여우라는 거 안 잊을 거예요
→ 나도 여우 씨가 여우인 줄 안 잊어요
139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