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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등을 맞대면
무르르 지음 / 킨더랜드 / 2025년 12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1.11.
그림책시렁 1722
《너와 등을 맞대면》
무르르
킨더랜드
2025.12.5.
보고 싶지 않을 적에 ‘등돌립’니다. 마음을 안 쓰고 싶기에 ‘등집’니다. 그런데 서로 한마음으로 어울리면서 보살피려 할 적에 “등을 맞대”거나 “등을 기대”기도 합니다. 얼핏 보는 눈길하고 삶은 다릅니다. 등을 돌린 듯 보이지만 등을 기대는 사이일 수 있고, 마주보는 모습 같아도 딴청을 피울 수 있습니다. 《너와 등을 맞대면》은 혼자서 서울 한복판에서 망설이고 쭈뼛거리고 서성이는 아이한테 천천히 다가와서 손을 맞잡는 다른 아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오직 임금씨인 사내끼리 힘을 쥐고서 벼슬을 나누던 무렵이 아닌 오늘날에는 너나없이 어울리면서 함께 걸어가는 길을 가꾸려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어느 누구도 꼭두머리일 수 없어요. 숱한 사람을 밑바닥에 깔 까닭이 없습니다. 나란히 설 수 있을 적에 나하고 너는 하늘빛을 함께 품으면서 한 발짝을 뗍니다. 나란히 서려 하지 않으니 하나도 모르고 미워하거나 싫어하거나 성냅니다. 서울은 워낙 곳곳에 담이 높다랗고 단단합니다. 서울은 맨발과 맨손과 맨몸으로 뛰놀 빈터마저 아예 없다시피 합니다. 이제는 시골이라서 빈터가 있지 않습니다만, 너무 덩치만 키운 서울을 비워서 푸른들숲메로 바꿔야지 싶어요. 이 나라를 푸르게 갈아엎는 길에 손을 맞잡기를 바라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