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1.9.
숨은책 1115
《月刊 中央 155호》
양태조·이종기 엮음
중앙일보사
1988.12.1.
전두환을 끌어내리고서 맞은 1988년에 온나라가 꽤 바뀌는 듯했습니다. 17시만 되면 온마을에 ‘뚜!’ 하고 울리며 누구나 길에서 멈춘 뒤에 ‘가까운 한나래(태극기)’를 바라보며 왼가슴에 오른손을 올려야 하던 바보짓이 사라집니다. 우두머리(대통령)가 길거리를 지나간다고 할 적에 모든 어린이·푸름이가 길가에 서서 한나절을 기다리고서 작은 한나래를 펄럭이던 짓도 사라집니다. ‘새마을청소’를 이제는 더 안 해도 됩니다. 다만 전두환 씨는 사슬터에서 안 죽고 용케 나왔고, 목숨을 마치는 날까지 술에 절어서 얼뜨기로 뒹굴다가 떠납니다. 《月刊 中央 155호》는 ㅈㅈㄷ이 하루아침에 얼마나 옷갈이를 할 수 있는지 놀랍게 보여주는 얼거리입니다. 이때까지 ‘빨갱이’ 소리를 듣던 ‘이철수·반쪽이’ 같은 사람한테서 그림을 받아서 실을 뿐 아니라, “백기완의 첫 미국기행” 같은 꼭지를 큼직하게 실어요. 게다가 “전두환 영구집권의 꿈”처럼, 뒤늦게 전두환 씨를 나무라는 꼭지가 수두룩합니다. 살아남으려고 눈치를 보았을 테고, 살아남은 뒤에 보이는 민낯은 언제나 창피합니다. 그런데 큰 펴냄터는 이런 달책에 알림글을 노상 실었습니다. ㅈㅈㄷ만 탓하기에는 우리 몸짓과 말씨와 모습부터 바로세울 일이지 싶습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2026년 1월 9일에 '내란 재판'을 한다는데
'사형 선고'가 나오지 않는다면
놀랄 일이라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