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1.1.

숨은책 1013


《카메라의 初步》

 최민식 글·사진

 동아일보사

 1970.4.1.



  1970년에 찰칵이(사진기)를 손에 쥘 수 있던 사람은 우리나라에 몇이나 있었을까 궁금합니다. 대단히 드물었을 텐데, 그즈음 찰칵이 하나 값부터 매우 비쌌고, 애써 찍더라도 필름을 맡겨서 찾을 적에 무척 비쌌습니다. 얼굴을 담은 빛꽃(사진) 하나조차 건사하지 못 하는 사람이 수두룩했습니다. 얼굴빛꽃 하나조차 목돈을 들여야 얻었습니다. 《여성동아》 31호(1970년 5월호)에 덤(별책부록)으로 나온 《카메라의 初步》는 최민식 님이 글을 씁니다. 이 꾸러미에 담은 빛꽃은 되도록 최민식 님이 스스로 찍은 듯싶으나, 엮음새나 줄거리나 속그림은 다 일본책에서 따왔다고 느낍니다. 책끝을 보면 “본지와 함께·값 300원”이라 적힙니다. 1970년으로 보자면 달책(잡지) 한 자락 값조차 만만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무렵에 이런 달책을 거리끼지 않고 장만할 뿐 아니라, 찰칵이도 대수롭지 않게 장만한 살림집도 적잖이 있은 듯싶습니다. 최민식 님은 ‘이웃나라 일본 어머니’가 딸을 짝맺으며 무엇을 하는지 머리말에 옮기기도 하는데, 일본은 우리보다 찰칵이가 널리 퍼졌다고 하더라도, 두 나라에서 가난살림인 사람한테는 엄두조차 못 내던 일입니다. 더욱이 왜 딸을 짝맺을 적에는 “딸아이가 자란 자취”를 빛꽃으로 모아서 보낼까요? 아들을 짝맺을 적에도 나란히 할 일이지 않을까요?


ㅍㄹㄴ


딸을 시집보낼 때 카메라 한대와 그 딸의 성장을 기록한 앨범 한권만은 꼭 줘서 보낸다는 이웃나라 어머니의 이야기를 벌써 十여년 전에 들은 적이 있다 … 이러한 문화적인 물건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들이닥쳐 카메라의 붐이 일어나고 있다. 봄가을 즐거운 들놀이에는 누구나 카메라를 가지고 가야만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것이 있어선지 그것을 마련하려고 애쓰며 뛰어 다니는 사람들을 볼 때 더욱 실감할 수 있다. (5쪽/머리말)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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