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1.1.

숨은책 1076


《출품하여 입상 하려면》

 페터센 사진사 글·사진

 김순민 옮김

 월간사진

 1990.1.15.



  돈을 잘 벌려고 일자리를 찾는다면, 돈을 잘 벌 수는 있되 마음을 잃습니다. 이름을 팔려고 글자리를 찾는다면, 이름을 잘 팔 수는 있되 마음을 잊습니다. 힘을 거머쥐려고 무리를 짓는다면, 힘을 거머쥘 수는 있되 마음을 빼앗깁니다. 1990년에 나온 《출품하여 입상 하려면》을 2003년에 헌책집에서 만났습니다. 책이름부터 한숨이 나왔고, 이런 책을 〈월간사진〉에서 냈어요. 빛밭(사진계)뿐 아니라 글밭과 그림밭과 벼슬밭(정치계)이 똑같아요. 모두 ‘뽑히기(당선)’만 바라면서 달리는 얼거리입니다. ‘무슨 살림’을 하느냐라든지, ‘어떤 사랑’을 펴려고 하느냐에는 마음을 안 기울여요. 아무튼 뽑히면 돈과 이름과 힘을 붙잡으니까 ‘좋다’고 여깁니다. 어쨌든 뽑히면 훌륭하다고 추켜세우면서 사람들 눈과 손을 홀리려고 합니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빛을 담을 적에는, ‘좋다’고 하는 ‘멋내기’가 아니라, 저마다 여태껏 걸어온 삶을 차곡차곡 돌아보면서 앞으로 나아갈 살림을 새롭게 일구려는 숨결을 스스로 사랑하는 꿈씨앗을 헤아려야지 싶습니다. 비록 ‘공모전 입상법’ 같은 글과 책이 꽤 나오지만, 겉치레로 드날리려는 헛발질을 멈출 노릇입니다. “내가 나로서 나를 바라보고 품기”야말로 아름답습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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