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12.29.
숨은책 1102
《문이》
라스칼 글
소피 그림
홍성혜 옮김
마루벌
1995.5.15.
1995년에도 그림책은 나왔으나 드물었어요. 1985년에는 ‘전집 그림책’이 제법 있되 웬만한 가난집에는 그림떡이었습니다. 1975년에는 이런저런 그림책도 아예 없다시피 했습니다. 2025년을 헤아리면 숱한 그림책이 엄청나게 나오는데, 고작 서른 해 사이에 아주 새롭습니다. 《문이》는 1995년에 살그머니 태어납니다. 이 그림책을 선보인 ‘마루벌’은 1993년부터 ‘낱그림책’을 내놓습니다. 어린이도 어른도 ‘묶음(전집)’이 아니라 ‘낱(단행본)’으로 하나씩 가슴에 품고서 고이 아끼고 끝없이 되읽을 적에 ‘책’이에요. 우리나라는 일본 그림책을 몰래 베껴서 1950해무렵부터 내기는 했으되, 제대로 그림책을 낸 때라면 1990해무렵이라고 할 만합니다. “애들 책을 뭣 하러 만들어?”라든지 “애들한테 뭣 하러 책을 사 줘?” 하는 소리가 사그라든 지 얼마 안 됩니다. 어린이가 읽을 책에 글을 쓰거나 그림을 맡는다고 하면 하찮게 깔보거나 낮보거나 얕보거나 놀리거나 비웃는 ‘어른글꾼’이 수두룩했어요. 어린이책이나 그림책을 뭣 하러 ‘새책알림(신간소개)’으로 글을 쓰느냐고 여긴 글바치(기자·평론가)가 가득했고요. 그런데 어린이책부터 읽고 나누고 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뭣 하러 글을 쓰거나 읽어야 할까요? 어린이가 마음껏 뛰놀고 배우고 읽고 나누고 노래하는 터전이 없다면, 책은 무슨 쓸모일까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