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5.12.29. 마음글쓰기 일곱걸음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제는 아침과 낮과 저녁에도 구름조각 하나 없이 맑았습니다. 이른밤에는 초롱초롱 별빛을 보았어요. 이러다가 한밤으로 접어들 즈음 갑자기 가랑비가 듣더군요. 별밤에서 비밤으로 돌아설 수 있네 싶으면서 새삼스레 비내음을 맡았습니다. 비내음은 새벽 즈음 걷힙니다. 새벽에는 다시 별밤입니다.
서울 강서구 〈악어책방〉으로 ‘마음글쓰기 일곱걸음’을 이으려고 이른아침에 움직입니다. 집일을 추스르다가 느즈막이 길을 나섰고, 옆마을까지 신나게 달립니다. 아이하고 얘기하며 걸을 적에는 20분 걸리는 길을 6분 만에 달렸어요. 숨을 고르며 시골버스를 기다립니다. 땀을 들이면서 노래를 한 자락 쓰니 멀리서 시골버스가 들어옵니다.
섣달그믐을 앞두고 포근바람으로 바뀌었고, 포근볕을 누리려고 맨발차림입니다. 논두렁을 맨발고무신으로 달려도 발바닥이 차갑지 않아요. 시외버스에서도, 서울에 닿아 전철과 버스를 갈아탈 적에도, 발바닥이 찰 일은 없으리라 봅니다.
겨울은 추워야 맛이고, 여름은 더워야 맛입니다. 여름에 땀흘리며 걷고 뛰고 달리고 일하기에 더위를 안 먹을 뿐 아니라 겨울에 튼튼해요. 겨울에 좀 떨고 찬바람을 머금기에 추위를 견딜 뿐 아니라 여름에 느긋합니다. 여름볕으로 겨울나기를 하고, 겨울바람으로 여름나기를 하는 철빛이에요.
우리는 누구나 예부터 열 살 무렵부터 소꿉을 일로 가다듬으면서 철든 사람으로 피어났습니다. 벼슬아치나 나리나 임금이라면 철들지 않는 터라, 그만 ‘쓴소리 하는 일꾼’을 치거나 등지기 일쑤였어요. 철드는 사람이라면 겨울바람과 여름볕을 꺼리지 않습니다. 철없는 사람이라면 애벌레를 잡아죽이느라 나비를 못 보고 맙니다. 철드는 사람이라면 봄가을에 씨앗이 씨앗으로 이어가는 길을 읽습니다. 철없는 사람이라면 한겨울에 딸기를 찾으면서 몸을 흔들더군요.
2025년 12월 29일 저녁 19시 30분 무렵부터 지필 ‘마음글쓰기 일곱걸음’ 자리에서는 ‘나무’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나무’가 왜 나무인지 짚으면서, ‘나’는 왜 나인지 헤아리는 이야기밭을 일구려고 합니다. 나무와 나를 알아본다면 나비를 나긋나긋 반깁니다. 나무를 등지는 나와 너는 언제나 남남으로 그을 뿐 아니라 그만 놈팡이로 구르고요.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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