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무료 無聊
무료를 달래 줄 재미있는 일을 → 지겨움을 달래 줄 재미있는 일을
무료를 이기지 못하고 → 따분함을 이기지 못하고 / 지루함을 이기지 못하고
무료한 시간 → 심심한 시간 / 따분한 때 / 재미없는 때
무료한 삶 → 재미없는 삶 / 심심한 삶 / 따분한 삶
‘무료(無聊)’는 “1. 흥미 있는 일이 없어 심심하고 지루함 2. 부끄럽고 열없음”을 뜻한다고 하지요. ‘흥미(興味)’는 “흥을 느끼는 재미”를 뜻하고, ‘흥(興)’은 “재미나 즐거움을 일어나게 하는 감정”을 뜻한다고 합니다. 우리말 ‘심심하다’는 “하는 일이 없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를 뜻한다고 하며, ‘지루하다’는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같은 상태가 오래 계속되어 따분하고 싫증이 나다”를 뜻한다고 해요. 그러니까 ‘무료 = 흠이 없음 + 심심 + 지루’이고, 이는 다시 ‘무료 = 재미 없음 + 지루 + 재미 없음’이나 ‘무료 = 재미 없음 + 심심 + 따분’인 얼개인데, 우리말 ‘따분하다’를 낱말책은 “재미가 없어 지루하고 답답하다”로 풀이해요. 아주 돌림풀이입니다. 이러구러 ‘갑갑하다·깝깝하다·답답하다·따분하다’나 ‘곱·곱재기·꼽·꼽재기·꼽·꼽재기·꽝·꽝꽝’로 고쳐씁니다. ‘그저 그렇다·그냥 그렇다·맹맹하다·맛없다·맛적다’로 고쳐쓰고, ‘너저분하다·너절하다·멋없다·몰골사납다·몰골스럽다’나 ‘밋밋하다·밍밍하다·변변찮다·보잘것없다·볼것없다’로 고쳐써요. ‘볼꼴사납다·볼꼴없다·볼썽사납다·볼썽없다·볼품사납다·볼품없다’나 ‘구성없다·빛깔없다·빛없다·빤하다·뻔하다’로 고쳐씁니다. ‘새알곱재기·새알꼽재기·새발피·생쥐·고망쥐·쥐·쥐뿔’이나 ‘시시하다·식다·심심하다·슴슴하다·싱겁다’로 고쳐쓰지요. ‘알량하다·재미없다·졸다·졸리다·졸때기·졸따구’나 ‘좀스럽다·좀생이·좀이 쑤시다·주저리·조자리·주접’으로 고쳐쓸 만해요. ‘지겹다·지질하다·질질·초라하다·추레하다’나 ‘크잖다·크치않다·크잘것없다·하찮다·하치않다·하잘것없다’로 고쳐쓸 수 있어요. ‘하품·하품나다·허술하다·허수룩하다·허룩하다’나 ‘후줄근하다·후줄그레하다·호졸곤하다·후지다’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무료해서 아주 고통스러워
→ 심심해서 아주 괴로워
→ 지겨워서 아주 죽겠해
→ 따분해서 아주 힘들어
→ 졸려서 아주 버거워
《나의 수채화 인생》(박정희, 미다스북스, 2005) 6쪽
무료함이 흘러나오는 것 같은 남자였어요
→ 아주 따분해 보이는 사내였어요
→ 갑갑해 보이는 사내였어요
→ 좀이 쑤시는 사내였어요
→ 답답힌 사내였어요
→ 갑갑한 사내였어요
→ 지겨운 사내였어요
《바느질 수다》(마르잔 사트라피/정재곤·정유진 옮김, 휴머니스트, 2011) 56쪽
무료한 기다림으로 남고
→ 따분히 기다리고
→ 심심히 기다리고
→ 갑갑히 기다리고
→ 기다리며 답답하고
→ 기다리며 지겹고
《남한강 편지》(임덕연, 작은숲, 2014) 16쪽
무료해 자꾸 오리 머리를 무는 개
→ 심심해 자꾸 오리 머리를 무는 개
→ 따분해 자꾸 오리 머리를 무는 개
→ 싱겁게 자꾸 오리 머리를 무는 개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송경동, 창비, 2016) 113쪽
조금은 무료한 해상 위에서
→ 조금은 심심한 바다에서
→ 조금은 따분한 바다에서
《은빛 물고기》(고형렬, 최측의농간, 2016) 229쪽
이것 참 재미가 없다. 무료하고 따분했다
→ 이 참 재미가 없다. 심심했다
→ 참 재미가 없다. 지겨웠다
→ 참 재미가 없다. 따분했다
→ 참말 재미가 없다. 심심했다
《네, 호빵맨입니다》(야나세 다카시/오화영 옮김, 지식여행, 2017) 167쪽
4월은 그렇게 애매한 달이다. 애매하고 무료한 차에 선거가 코앞이다
→ 넷쨋달은 그렇게 두루뭉술이다. 두루뭉술 심심한데 뽑기가 코앞이다
→ 넷쨋달은 그렇게 어설프다. 어설프고 따분한 판에 뽑기가 코앞이다
《한 치 앞도 모르면서》(남덕현, 빨간소금, 2017) 65쪽
2005년경의 어느 무료한 날,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
→ 2005년 무렵 어느 심심한 날, 누리그물에
《삶에 지칠 때 작가가 버티는 법》(곽재식, 북스피어, 2019) 15쪽
종일 집에 있는 것이 무료해 보여
→ 내내 집에 있으니 심심해 보여
→ 그저 집에 있으니 따분해 보여
《말을 낳는 아이, 애지니》(애지니아빠, PAROLE&, 2021) 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