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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반딧불 ㅣ 책고래마을 64
정중식 지음, 해랑혜란 그림 / 책고래 / 2025년 11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2.28.
그림책시렁 1687
《나는 반딧불》
정중식 글
해랑혜란 그림
책고래
2025.11.20.
좋아하는 대로 가는 일은 ‘나쁘지 않’고, 나쁘지 않은 대로 가려 하니 ‘좋다’고 하지요. 좋으냐 나쁘냐 하고 따질 적에는 ‘맞냐 틀리냐’에다가 ‘옳으냐 그르냐’라는 두 갈래를 봅니다. 그런데 ‘좋다·맞다·옳다’나 ‘나쁘다·틀리다·그르다’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누구는 이쪽이 좋고 맞고 옳지만, 누구는 저쪽이 좋고 맞고 옳습니다. 좋아하는 대로 갈 적에는 불씨가 번져요. 나한테는 좋더라도 너한테는 나쁘다 보니, 어느새 싸우고 다투고 겨루면서 불바다를 이룹니다. 《나는 반딧불》은 서울 한복판에서 작은벌레인 개똥벌레로 빛나고 싶다는 뜻을 노래로 들려주는 듯싶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르고, 모든 벌레가 다릅니다. 모든 풀이 다르고 모든 바람이 다릅니다. 그렇지만 서울에서는 모두 똑같이 맞춥니다. 이제는 시골조차 모두 똑같이 줄세웁니다. 개똥벌레가 살려면 다슬기가 살아야 하고, 다슬기가 살려면 가재가 살아야 하고, 가재가 살려면 멧새가 살아야 하고, 멧새가 살려면 푸르게 우거지는 들숲메여야 합니다. 개똥벌레와 다슬기와 가재와 멧새가 나란히 어울리는 곳에서는 밤마다 별내가 흘러요. 겉보기와 겉말로만 “나는 벌레”라고 하기보다는, “서울을 내려놓”고서 숲으로 가는 푸른벌레를 바라봐야지 싶습니다.
ㅍㄹㄴ
《나는 반딧불》(정중식·해랑혜란, 책고래, 2025)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 못 믿은 적 없죠
→ 안 믿은 적 없죠
→ 갸우뚱한 적 없죠
4쪽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 난 내가 벌레인 줄
6쪽
그래도 괜찮아
→ 그래도 돼
→ 걱정하지 마
→ 걱정 없어
8쪽
소원을 들어주는 작은 별
→ 빌면 들어주는 작은별
→ 바라면 들어주는 작은별
10쪽
밤하늘의 별들이 반딧불이 돼 버렸지
→ 밤하늘 별이 반딧불이 되었지
→ 밤별이 반딧불이 되었지
→ 별빛이 반딧불이 되었지
29쪽
내가 널 만난 것처럼 마치 약속한 것처럼
→ 내가 널 만나 듯이 마치 맞춘 듯이
→ 내가 널 만나 듯이 마치 말한 듯이
3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