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청산 淸算
빚 청산 → 빚씻기 / 빚털기
빚은 다 청산된 셈 → 빚은 다 씻은 셈 / 빚은 다 갚은 셈
봉건 잔재의 청산 → 묵은 찌꺼기 지우기 / 곰팡 부스러기 털기
일본말이 완전히 청산되지 않았을 → 일본말을 제대로 털지 않았을
건달 생활을 청산하고 → 노닥살이를 벗고 / 빈둥살이를 털고
‘청산(淸算)’은 “1. 서로 간에 채무·채권 관계를 셈하여 깨끗이 해결함 2. 과거의 부정적 요소를 깨끗이 씻어 버림 3. [경제] 회사, 조합 따위의 법인이 파산이나 해산에 의하여 활동을 정지하고 재산 관계를 정리하는 일. ‘씻어 냄’, ‘정리함’으로 순화”를 가리킨다고 해요. ‘갈다·갈아입다·갈아치우다’나 ‘갚다·걷다·걷히다·걷어내다’로 손봅니다. ‘겉갈이·겉바꾸기·까불다·까부르다’나 ‘끊다·끝내다·끝장·끝장내다·해치우다·해제끼다’로 손보고, ‘날다·날리다·내보내다·내쫓다·내치다’나 ‘떨다·떨리다·떨려나가다·떨어져나가다’로 손볼 만합니다. ‘떨어지다·떨구다·떨어뜨리다·떨어트리다’나 ‘박살·박살내다·벗다·벗기다’나 ‘빠지다·빼내다·빼다·뺄셈’으로 손봐도 돼요. ‘사람갈이·옷갈이·옷바꾸기’나 ‘쓰레질·쓱·쓱쓱·쓰윽·쓰윽쓰윽·쓱쓱싹싹’으로 손보고요. ‘쓱싹·쓱싹하다·쓱싹쓱싹·쓸다·쓸어내다·쓸고닦다·쓸닦다’나 ‘씻다·씻김·씻김굿·씻어내다·이슬털기’로 손보아도 어울려요. ‘안 하다·하지 않다·없애다·에끼다·에우다’나 ‘자르다·잘라내다·젖다·젖히다·지우다·치우다’로 손보며, ‘쫓겨나다·쫓다·쫓아내다·치다·쳐내다’로 손봐요. ‘콩가루·털다·털어내다·판갈이·판을 바꾸다’나 ‘허물씻기·허물씻이·헹구다·헤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청산’을 셋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청산(靑山) : 풀과 나무가 무성한 푸른 산 ≒ 벽산(碧山)
청산(靑山) : [불교] 선원에서, 주인의 자리를 알게 하기 위하여 큰방 아랫목 벽에 써 붙인 문자(文字)
청산(靑酸) : [화학] 1. = 사이안화 수소 2. = 사이안화 수소산
서울 살림을 청산하고 이사한 후로는
→ 서울 살림을 치우고 옮긴 뒤로는
→ 서울 살림을 벗고 떠난 다음에는
《골목 하나를 사이로》(최영숙, 창작과비평사, 1996) 15쪽
모두 청산하고 농사지으며 살고 싶었어요
→ 모두 털어내고 농사지으며 살고 싶었어요
→ 모두 씻어내고 흙지으며 살고 싶었어요
《외뿔이》(오세영, 게나소나, 2001) 40쪽
다 청산된 마음이라고 여겼던 내 가슴을
→ 다 털어낸 마음이라고 여겼던 내 가슴을
→ 다 씻어낸 마음이라고 여겼던 내 가슴을
→ 다 훌훌 턴 마음이라고 여겼던 내 가슴을
《이 여자, 이숙의》(이숙의, 삼인, 2007) 174쪽
해방정국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통일정부 수립과 친일파 청산이었습니다
→ 풀려난 나라에서 가장 큰 일은 한나라 세우기와 일본앞잡이 털기였습니다
→ 나래편 나라에서 가장 큰 일은 꽃나라 이룩과 일본노리개 떨구기였습니다
→ 너른나라에서 가장 큰 일은 함께살기와 일본허수아비 몰아내기였습니다
《한국 현대사의 민낯》(김상웅·장동석, 철수와영희, 2015) 78쪽
그 청산되지 못한 역사
→ 씻어내지 못한 자취
→ 털어내지 못한 자국
《아무도 무릎 꿇지 않은 밤》(목수정, 생각정원, 2016) 26쪽
자기 아이를 믿으며 키우는 것이 언니에게는 엄마와의 관계를 청산하는 방법이었을지 모른다
→ 언니로서는 아이를 믿으며 키워야 엄마라는 끈을 털 수 있었을지 모른다
→ 언니는 아이를 믿고 키우며 엄마하고 끊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아이, 낳지 않아도 될까요?》(코바야시 유미코/노인향 옮김, 레진코믹스, 2016) 67쪽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할아버지 계시는 애련리로 가셨다
→ 서울살이를 끝내고 할아버지 계시는 애련리로 가셨다
→ 서울살이를 접고 할아버지 계시는 애련리로 가셨다
→ 서울살이를 그만두고 할아버지 계시는 애련리로 가셨다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이미경, 남해의봄날, 2017) 50쪽
부부생활을 청산하고 독신생활을 시작하면서
→ 두사람살림을 끝내고 혼살림을 열면서
→ 한집살림을 벗고 홀살림을 하면서
《당신은 아이가 있나요?》(케이트 카우프먼/신윤진 옮김, 호밀밭, 2021) 173쪽
국민들의 일본 상품 불매운동에 공감하면서 국어학자로서 우리 말살이 속에 남아 있는 일본말 찌꺼기를 청산해야 하겠다는 의무감을 가지게 되었다
→ 사람들이 일본 살림을 안 살 적에 반겼다. 나는 말꽃지기로서 우리 말살이에 남은 일본말 찌꺼기를 털어야겠다고 다짐하였다
《가볍게 읽는 한국어 이야기》(남길임과 일곱 사람, 경북대학교출판부, 2022) 231쪽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시골로 갔습니다
→ 서울살이를 씻고서 시골로 갑니다
→ 서울살이를 털고서 시골로 갑니다
《우리나라 시골에는 누가 살까》(이꽃맘, 삶창, 2022) 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