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사람 3 삼양출판사 SC컬렉션
타니카와 후미코 지음, 박소현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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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12.23.

누구라도 모르지만


《처음 사람 3》

 타니가와 후미코

 박소현 옮김

 삼양출판사

 2021.3.18.



  오늘 하루가 어떻게 찾아올는지 누구라도 모를 만합니다. 모르기에 즐겁게 맞이하고서 새롭게 누릴 만합니다. 오늘 밤을 어떻게 맺을는지 누구라도 모를 수 있습니다. 모르니까 반갑게 지켜보면서 가만히 즐길 수 있습니다. 어제까지 웃던 사람이 오늘은 울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 울던 사람이 이제부터 웃을 수 있어요. 앞길은 모른다고 여기는데,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나날은 바로 스스로 그린 빛을 고스란히 맞아들이는 길입니다.


  《처음 사람 3》을 읽고서 덮습니다. 읽어가기 수월하지 않은 줄거리라고 느끼되, 한글판으로 읽을 수 있어서 고맙습니다. 그저 한글판은 다섯걸음에서 멈추느라, 앞으로 더 나올 수 있을는지, 아니면 이대로 어정쩡하게 사라질는지 아직 모릅니다. 일본에서는 2024년까지 아홉걸음이 나왔거든요.


  너하고 나는 다르기에, 너랑 내가 마음이 맞더라도 어느 날 문득 틀어질 수 있어요. 너하고 나는 다르니까, 여태 마음이 엇갈리며 삐걱거렸는데 어느 날 갑자기 한마음이 될 수 있습니다. 앞길이란 모릅니다. 그저 날마다 스스로 꿈이라는 씨앗을 차곡차곡 심을 뿐입니다. 잘되거나 안되거나 따지지 말고, 좋거나 나쁘다고 가르지 말고, 이 하루를 살아낸 나를 사랑하면서, 이 삶을 마주하고 나란히 걷는 너를 바라보면 되어요.


  누가 알겠습니까. 아니, 누구나 알아요. 오늘 이곳은 내가 지난날 그린 내 모습입니다. 누가 알까요. 아니 누구라도 알게 마련입니다. 머나먼 앞길은 바로 오늘부터 내가 스스로 그리는 꿈씨에 맞추어서 차근차근 흐릅니다. 그래서 오늘 이 모습이 추레하건 반짝이건 안 대수롭습니다. 추레하면 추레한 대로 겪으면서 배울 나날이에요. 반짝이면 반짝이는 대로 누리면서 되새길 나날입니다.


  마음이 맞아서 짝을 맺을 수 있습니다. 마음이 어긋나서 먼발치에서 지켜보기만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이 닿고 싶어서 짝사랑을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피어나는 꽃빛을 품고서 온누리에 사랑빛을 흩뜨릴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길은 언제나 오늘 너랑 내가 나란히 걸어가는 삶입니다.


ㅍㄹㄴ


‘스와나이 씨가 나를 좋아하는 건 진심일 것이다. 하지만 안전한 곳에서 가족을 사랑하며 나를 좋아한다. 그건 부록이 아니면 뭘까?’ (46쪽)


“가끔 사소한 일로 싸우기도 하지만 큰 불만은 없습니다. 아내는 잘 해주고 있고, 저도 좋아합니다. 아이는 정말 귀여워요.” “어머나, 쿠미를 갖고 놀았다는 거군요.” “그렇게 되겠군요.” “남의 일처럼 말하긴. 바람피운 것도 젊은 애를 갖고 논 것도 당신이잖아요! 이 나쁜 남자! 쓰레기!” (101쪽)


“살다 보면 힘든 일은 반드시 생겨. 그렇다면 스스로 결정한 인생에서 괴로워하는 편이 더 나아. 그러니까 하고 싶은 대로 해. 여기서 평생 살아도 되고, 결혼에 상관없이 나가고 싶어지면 나가도 돼. 네가 생각해서 선택하렴.” (149쪽)


‘나는 어떤 식으로 인생을 마치게 될까? 신밖에 모르겠지만, 어디에 있어도,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혼자라도, 선택한 길을 사랑하며 살았다고 자부하고 싶다. 그런 걸 처음으로 생각했다.’ (165쪽)


#はじめてのひと #谷川史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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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사람 3》(타니가와 후미코/박소현 옮김, 삼양출판사, 2021)


가끔 사소한 일로 싸우기도 하지만 큰 불만은 없습니다

→ 가끔 작은일로 싸우기도 하지만 크게 싫지 않습니다

→ 가끔 작게 싸우기도 하지만 그리 부아나지 않습니다

101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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