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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의 외로움
마리아 호세 페라다 지음, 마리아나 알칸타라 그림, 최경화 옮김 / 목요일 / 2025년 10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2.18.
그림책시렁 1676
《물고기의 외로움》
마리아 호세 페라다 글
마리아나 알칸타라 그림
최경화 옮김
목요일
2025.10.30.
《물고기의 외로움》을 읽는 내내 어린이한테 들려줄 그림책은 아니라고 느낍니다. 그린이 스스로 외롭기에 이렇게 그렸구나 싶고, ‘외’가 무엇인지 모르기에 차갑게 눈감으면서 둘레를 안 보는구나 싶기도 합니다. ‘외’는 ‘하나’나 ‘홀로’하고 비슷하지만 다른 결입니다. ‘외’이기에 ‘외눈·외곬·외길·외톨이’로도 가지만, ‘오롯이·옹글게·오달지게·오솔길’로도 갑니다. 그런데 ‘외’가 바라보는 곳에 있는 너는 ‘오른’이에요. 바라보는 곳에 따라서 ‘너·나’일 뿐, ‘외(왼)·오른’은 같습니다. 하나이거나 홀로 나아가지만 스스로 꿋꿋하게 나아가기에 ‘옳다’고 여깁니다. 남을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꿋꿋하되, 때로는 ‘옭아’매는 ‘올가미·올무’가 되는 ‘외·오(오른)’입니다. 혼자라서 외롭지 않아요. 나를 둘러싼 뭇숨결을 안 쳐다보면서 눈감기에 외롭습니다. 해와 별이 뜨고 비와 바람이 갈마들고 풀꽃나무가 자라는데 안 바라본다면 외롭지요. 혼자 가거나 홀로 하는 길이란 ‘홑’이되 ‘호젓’하고 ‘홀가분’합니다. 외이든 오른이든 홀로 씩씩하게 나설 수 있기에 ‘하나’를 알아보면서 ‘하늘’을 품는 파란바람을 맞아들여요. 《물고기의 외로움》이란 책이름은 우리말씨가 아닙니다. “물고기는 외로워”나 “물고기는 외롭다”나 “물고기는 외롭게”로 바로잡을 노릇입니다. 더 헤아린다면 “물고기는 호젓이”나 “물고기는 혼자서”나 “물고기는 스스로”쯤으로 얼거리를 헤아린다면, 언제 어디에서나 누구나 스스로 눈뜨고 깨어나는 길을 짚었을 테지요.
#MariaJoseFerrada #MarianaAlcantara #La soledad de los peces (2023)
#외로운물고기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