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시골버스 서울버스 (2025.12.11.)

― 부산 〈부산국제아동도서전〉 첫날



  이제 미국은 갓난아기한테 ‘B형간염 백신’을 함부로 안 맞히기로 새틀을 세웁니다. 누구는 바늘을 꽂아서 몸을 도울 수 있되, 숱한 사람은 어떠한 바늘과 가루(약)가 없이 튼튼하게 살아갑니다. 더구나 바늘과 가루가 늘수록 앓고 아픈 사람이 부쩍 늘 뿐 아니라 “못 고친다”고 여기는 좀앓이까지 끝없이 생겨납니다.


  돈늪(커넥션)으로 깊어가는 돌봄길(의학계)일 뿐 아니라, 온나라가 돈늪으로 담벼락을 세웁니다. 그런데 잘 보아야 합니다. 어느 풀과 나무이든 사람한테 푸른숨을 베풀고, 우리는 거꾸로 푸나무한테 살림숨을 돌려줍니다. 사람과 푸나무 사이에는 ‘바늘·가루’ 하나 없이 서로 북돋우고 살리는 숨빛을 나눠요.


  들숲메바다와 해바람비는 모든 숨붙이를 깨우고 이바지합니다. 누구나 튼튼하고 즐겁고 아름답게 살아가며 어질게 눈을 밝히려면 푸른길을 갈 노릇입니다. 푸른척(그린워싱)이 아닌 그저 푸른숲일 노릇입니다.


  전남 고흥에서 새벽길을 나서려는데, 옆마을에서 지나가야 할 첫 06:40 시골버스가 안 들어옵니다. 첫겨울비를 맞으며 50분을 멀뚱히 기다리다가 07:18에 이르러 다음 시골버스를 겨우 탑니다. 고흥읍과 순천을 거쳐서 부산에 닿고, 곧장 벡스코로 찾아가는데, 나들길을 헤매고, 밖에서도 〈부산국제아동도서전〉을 펴는 길목을 못 찾아서 한참 떠돕니다. 부산시 이바지돈(지원금)을 받아서 꾀하는 책마당이라지만, 대한출판문화협회(윤철호)는 돈을 어디에 쓰고 뭘 꾸미는지 모르겠어요.


  자리(부스)를 지키는 사람한테 내주는 목걸이는 ‘잘 끊어지고 물에 쉽게 젖는’ 가벼운 종이입니다. 어느 자리에 누가 어떤 뜻으로 나왔는지 알리는 길잡이책이 없습니다. 다 다른 책지기와 책터를 한 쪽씩 알려주는 길잡이책을 찍어서 삯(입장권 5000원)에 맞게 나누는 일을 이제는 왜 안 할까요?


  옆나라는 ‘가운나라(중국)’라는 이름이지만 그들은 “나 혼자 가운데이니, 너희는 나를 섬겨라!” 하고 윽박지르는 바보짓이기 일쑤입니다. 지난날도 오늘날도 마찬가지예요. “둘레를 고이 품고 안고 돌아보는 마음”을 잊은 그들인데, 책마당도 똑같습니다. 다만, 그들뿐 아니라, 우리부터 스스로 이 대목을 볼 노릇입니다. ‘뽑힌 벼슬아치(선출직 대표·공무원)’는 으레 혼자 우쭐거리면서 갖은 진구렁에 스스로 잠겨드는데, 이런 멍청짓을 끝내야 할 때입니다.


  먼저 가장 수수하고 쉬운 우리말부터 차분히 되새기면 넉넉하다고 봅니다. “무엇이 아름답지?”처럼 그저 수수하게 스스로 묻고, 아이랑 이야기하고, 나무한테 묻고, 바람과 바다한테 물어보면 어느새 모든 실마리를 풀을 테고요.


ㅍㄹㄴ


《엄마는 언제나 나를 사랑하나요?》(은희, 봄봄, 2024.4.26.첫/2024.5.23.2벌)

《돌머리 돌석구 돌 잔치》(둥둥, 오늘책, 2025.8.25.)

《당감동 꽃분할머니》(강혜경, 빨간집, 2025.12.11.)

《별로 안 자랐네》(홍당무, 소동, 2024.1.9.첫/2025.9.18.3벌)

《사과의 길》(김철순 글·김세현 그림, 문학동네, 2025.12.8.)

《엄마의 노래》(이태강, 달그림, 2023.9.20.첫/2024.5.8.2벌)

#TheGiftofEverything #PatrickMcDonnell

《호랭떡집》(서현, 사계절, 2023.1.27.)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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