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변명 辨明


 변명의 여지가 없다 → 감쌀 구석이 없다 / 둘러댈 새가 없다

 변명을 늘어놓기에 급급했다 → 핑계를 늘어놓기에 바빴다

 변명 같지만 → 억지 같지만 / 악지 같지만

 변명 한마디 못하였다 → 말 한마디 못하였다

 자신의 실수를 변명하다 → 제 잘못을 싸고돌다


  ‘변명(辨明)’은 “1. 어떤 잘못이나 실수에 대하여 구실을 대며 그 까닭을 말함 ≒ 고호 2. 옳고 그름을 가려 사리를 밝힘 ≒ 변백(辨白)”을 나타낸다고 해요. ‘감싸다·싸고돌다·싸다·싸돌다’나 ‘때문·말미암다·토·토씨·토달다·핑계’로 고쳐씁니다. ‘아웅·악지·억지·어거지’나 ‘고래고래·소리·소리치다·외치다’로 고쳐써요. ‘꾸미다·꾸밈질·꾸밈짓·척·체’나 ‘나쁜척·나쁜체·착한척·착한체’로 고쳐쓸 만하고, ‘아닌 척·아닌 체·없는 척·없는 체’로 고쳐씁니다. ‘내밀다·내세우다·너름새·너스레·넉살·넉살좋다’나 ‘도르다·도르리·도리기·두르다·에돌다·에두르다’로 고쳐쓸 만하고, ‘둘러대다·돌라대다·둘러치다·들이밀다’나 ‘말·말씀·이야기·얘기’로 고쳐쓰면 돼요. ‘떠밀다·떼밀다·밀다·밀어내다’나 ‘밀어넣다·밀어주다·밀어대다·밀어붙이다’로 고쳐써도 어울리고, ‘불쏘시개·쏘시개·빌미·일·일꽃’으로 고쳐쓰면 됩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변명(變名)’을 “이름을 달리 바꿈. 또는 그렇게 바꾼 이름”으로 풀이하며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나의 시는 그러한 나의 비겁에 대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 내 노래는 그러한 꼼수를 둘러댈 뿐이다

→ 내 노래는 그러한 굽신질을 감쌀 뿐이다

→ 내 노래는 그러한 더럼짓을 꾸밀 뿐이다

《인부수첩》(김해화, 실천문학사, 1986) 153쪽


지각에 대한 재미있는 별별 변명을 모두 들어 봤지만

→ 늦은 까닭을 온갖 재미난 핑계로 모두 들어 봤지만

→ 늦은 탓을 여러 재미난 핑계로 모두 들어 봤지만

《최고의 이야기꾼 구니 버드》(로이스 로이/이어진·이금이 옮김, 보물창고, 2007) 79쪽


사랑은 함부로 변명하지 않는다

→ 사랑은 함부로 둘러대지 않는다

→ 사랑은 함부로 핑계대지 않는다

→ 사랑은 함부로 말을 안 돌린다

《언어의 온도》(이기주, 말글터, 2016) 25쪽


이 자리에서 변명하자니 아주 부끄럽지만

→ 이 자리에서 둘러대자니 아주 부끄럽지만

→ 이 자리에서 핑계대자니 아주 부끄럽지만

《날아라 모네 탐정단》(김하연, 보리, 2017) 4쪽


침묵을 불길하게 받아들인 경호 씨가 변명 아닌 변명을 했다

→ 고요를 안 좋게 받아들인 경호 씨가 핑계 아닌 핑계를 댔다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김탁환, 돌베개, 2017) 167쪽


일은 많이 늘어났지만 변명거리는 없었다

→ 일은 많이 늘어났지만 핑곗거리는 없었다

《아픈 몸을 살다》(아서 프랭크/메이 옮김, 봄날의책, 2017) 168쪽


사태가 심각하다는 걸 직감하고 속사포처럼 변명합니다

→ 일이 큰 줄 느끼고 얼른 둘러댑니다

→ 일이 꼬인 줄 알고 바로 핑계를 댑니다

《모두 어디로 갔을까? 1》(김수정, 둘리나라, 2019) 30쪽


변명을 하자면, 이건 일종의 블루오션이다. 처음부터 메이저는 없다

→ 핑계를 들자면, 새물결이다. 처음부터 큰곳은 없다

→ 둘러대자면, 새바람이다. 처음부터 큰마당은 없다

《파도수집노트》(이우일, 비채, 2021) 154쪽


만약 최저원고료조차 주고 있지 못하다면, 변명의 여지없이 노동력 착취다

→ 밑글삯조차 주지 못한다면, 그냥 뜯어먹기다

→ 밑삯조차 주지 못한다면, 그저 벗겨먹기다

《하필 책이 좋아서》(정세랑·김동신·신연선, 북노마드, 2024) 6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