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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양말 ㅣ 생각하는 분홍고래 23
페드로 마냐스 로메로 지음, 엘레니 파파크리스토우 그림, 김정하 옮김 / 분홍고래 / 2024년 12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1.6.
그림책시렁 1669
《끝없는 양말》
페드로 마냐스 로메로 글
엘레니 파파크리스토우 그림
김정하 옮김
분홍고래
2024.12.6.
하늘길이란 언제나 스스로길입니다. 하늘을 이루는 바람은 스스로 일렁이는 빛이요, 모든 숨붙이는 ‘스스로빛’인 바람을 마시면서 스스로 이 삶을 지어요. 남한테 기대거나 남이 베풀지 않는다고 탓할 까닭이 없습니다. 저놈이 우리를 안 도왔다고 푸념할 일이 없어요. 누가 우리 손길을 바라면 기꺼이 나설 노릇이되, 우리가 할 일은 우리 손으로 돌보면 느긋합니다. 《끝없는 양말》은 “왜 나한테는 아무것도 없어?” 하며 툴툴거리던 할머니가 부아를 삭히려고 뜨개질을 하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섣달잔치를 앞두고서 ‘하늘빛(하늘이 내린 빛)’을 받고 싶었는데, 정작 할머니한테는 아무것이 없었다지요. 할머니는 버선을 뜨기로 합니다. 처음에는 아주아주 크게 떠서 섣달잔치에 “이렇게 커다란 버선이면 하늘빛이 잔뜩 들어갈 테지?” 하고 여겼으나, 뜨개질을 잇는 사이에 사르르 마음이 풀리면서 그저 뜨개질에 온마음을 기울입니다. 이러고 나서 이 뜨개버선이 어디까지 이었나 하고 길을 나섭니다. 집에서도 밖에서도 늘 스스로 걷는 하루입니다. 혼자이건 둘이건 여럿이건 나부터 하는 일입니다. 사랑이란 바로 누구나 속에서 샘솟거든요.
#PedroManasRomero #EleniPapachristou
ㅍㄹㄴ
《끝없는 양말》(페드로 마냐스 로메로·엘레니 파파크리스토우/김정하 옮김, 분홍고래, 2024)
양말 속에 손을 넣었어요
→ 버선에 손을 넣어요
2쪽
너무 잔인하군요
→ 너무하는군요
→ 모질군요
5쪽
이렇게 생각하자, 할머니는 기분이 좋아졌어요
→ 이렇게 생각하자, 할머니는 즐거워요
→ 이렇게 생각하자, 할머니는 마음이 풀려요
6쪽
아주 열심히 뜨개질을 시작했어요
→ 아주 바지런히 뜨개질을 해요
7쪽
좀 긴 것 같네
→ 좀 긴 듯하네
→ 좀 기네
9쪽
질문 하나가 맴돌았어요
→ 한 가지가 궁금해요
→ 한 가지를 모르겠어요
→ 하나가 걱정스러워요
13쪽
색색으로 물든 나뭇잎들이 바닥을 뒤덮었어요
→ 알록달록 물든 나뭇잎이 바닥을 뒤덮어요
→ 곱게 물든 나뭇잎이 바닥을 뒤덮어요
22쪽
과연 이 긴 여행의 끝에 도달할 수 있을지 말이에요
→ 참으로 이 기나긴 길이 끝날 수 있을지 말이에요
→ 참말 이 길디긴 길을 마칠 수 있을지 말이에요
24쪽
저 가족의 저녁 식사를 방해할 텐데
→ 저 집안 저녁자리에 걸거칠 텐데
→ 저 집 저녁자리를 휘저을 텐데
27쪽
깊은 침묵 속에서 뜨개질을 하고 있었어요
→ 아주 조용히 뜨개질을 해요
→ 아무 말이 없이 뜨개질을 해요
2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