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책넋
2025.10.16. 따분한 어느 책
누구나 삶을 말로 담거나 글로 그리는 듯 보일 수 있는데, 웬만한 글과 책은 담는 시늉과 그리는 흉내 같다. 사람은 발바닥을 땅바닥에 딛고서, 풀꽃나무를 손바닥으로 쓰다듬고서, 눈을 하늘과 바람으로 틔우고서, 몸을 물과 바다에 맡길 적에 비로소 깨어난다고 느낀다.
종이(면허증)을 의젓하게 안 따는 이웃이 있되, 종이(면허증)에 목을 매는 이가 아주 많다. 종이(졸업장)를 안 쳐다보는 동무가 가끔 있으나, 종이(졸업장)에 붙들린 동무와 동생이 참 많다. 종이(돈)를 아랑곳않는 사람이 차츰 늘지만 아직 종이(돈)를 꼭두로 치는 무리가 담을 쌓는다.
나는 종이(글종이)를 쥐고 나눈다. 겉보기로는 다 같아 보이나, 곰곰이 보면 사뭇 다른 종이인걸. 삶을 노래해야 살림을 보는데. 살림을 그리고 가꾸어야 사랑을 찾는데. 사랑을 품어야 사람인데.
누구나 사람일 수 있지만, 아무나 다 사람이라 할 수는 없다. 고흥읍에서 나래터를 들르고서 저잣마실 보는 길에 어느 ‘잘팔리는 시집’을 읽었다. 세 가지 종이를 꽉 쥔 어느 할배가 가엾다. 글쓰는 시늉으로 이름을 얻는들 부질없는데.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