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가을땀 2025.9.22.달.



봄에 흘리는 땀과 가을에 흘리는 땀은 어떻게 다를까? 느껴서 알아챌 수 있니? 봄에 맞이하는 바람과 가을에 마주하는 바람은 어떻게 달라? 넌 두 바람을 찬찬히 얘기할 수 있니? 아침에 돋는 해와 저녁에 지는 해는 어떻게 다르지? 너는 두 햇살을 가릴 수 있니? 봄땀과 가을땀은 다르고, 여름땀과 겨울땀은 달라. 철마다 다르게 흘리면서 봄을 북돋우는 물빛이고, 날마다 새롭게 돋으면서 몸결을 알려주는 물결인 땀이야. 땀을 내며 움직이기에 몸이 튼튼하단다. 땀이 없이 움직이다 보면 자꾸 뻣뻣하고 몸이 앓지. 땀을 내는 몸이기에 언제나 몸이 새로울 수 있어. 땀을 못 내거나 안 내는 곳이라면 몸이 차츰 닳으면서 메마르단다. 자전거라든지 숱한 기계를 떠올리렴. 기름을 제때 제대로 안 치면, 자전거도 기계도 뻣뻣할 뿐 아니라, 자꾸 닳고 부딪히다가 그만 망가져. 낫을 숫돌에 갈 적에 물이 없으면 날만 다칠 수 있어. 누구나 몸을 알맞게 쓰면서 땀을 부드럽게 낸단다. 몸이 살아숨쉬는 줄 알리는 이슬 같은 물인 땀이고, 몸을 움직이면서 몸속 찌꺼기를 살살 밖으로 빼내지. 이른바 나무를 때면 불을 일으키면서 재가 나오는데, 몸을 움직여서 일을 하거나 놀면, 몸은 따끈따끈 피어나면서 ‘때·땀’이라는 ‘재’가 나온단다. 몸을 쓰기에 몸속을 다스릴 뿐 아니라, 온몸을 차분히 가다듬어서 스스로 씻는 얼개야. 그런데 요즈음 사람나라를 보면 ‘땀없는’ 터전이더구나. 일터도, 버스·전철도, 가게도, 그냥 길조차도 땀을 흘릴 겨를이 없기 일쑤이네. 여느때에 땀을 꾸준히 알맞게 흘려야 몸이 살아. ‘스포츠·운동’을 한다면서 땀을 확 쏟는 짓은 참으로 멍청하단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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