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관리자 2025.9.23.불.
네가 집을 돌보는 사람이라면 불을 확 때고서 끄지는 않을 테지. 차근히 불을 올려야 따뜻해. 확 지피면 뜨거워서 못 견디지. 네 몸을 돌볼 네가 몸을 확 달구면 어찌 될까? 몸이 배길 수 있을까? 땀을 한꺼번에 쏟고서 다시 확 식히면 몸이 쉽게 지치게 마련이야. 너는 네 몸부터 돌볼 줄 아는 사람일 노릇이고, 마음을 나란히 보살피는 눈을 뜰 일이야. 돌볼 줄 아는 사람은 도울 줄 알아. 스스로 돌볼 줄 알기에 이웃과 동무를 돕는단다. 네(내)가 너(나)를 돌보는 손길이기에, 너(나)는 둘레를 가만히 보고서 즐겁게 돕는 길을 나서. 이웃을 안 돕는 사람이란, 그사람부터 스스로 안 돌본다는 뜻이야. 동무를 안 돕는 사람이란, 그사람 스스로 돌보는 길을 모르거나 잊는다는 뜻이지. 돌보는 사람은 크게 하나로 아우를 뿐 아니라, 누구라도 부드러이 바라봐. 돌보지 않는 사람은 돌아볼 줄 모르니, 어제·오늘·모레를 아우르지 못할 뿐 아니라, 너·나·우리라는 삶을 못 본단다. 눈이 좁은 셈인데, 눈길이 좁으니 마음도 좁고 손길도 좁아. 눈이 좁으니 귀도 좁아. 눈여겨보는 마음이 없으니까 귀담아듣지 않는단다. 스스로 울리는 마음소리를 못 들으니, 이웃과 동무가 들려주는 말·소리·이야기를 안 듣거나 귀를 막거나 흘린단다. 눈뜨는 사람이기에 스스로 돌보면서, 이웃과 동무를 돕는 사이에, 눈길이 한결 깊어가고 손길은 더욱 익어가면서, 늘 빛나는 사람으로 서니 아름답단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