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식물도감에 2025.9.25.나무.
‘식물’을 다룬 책인 ‘식물도감’이라지. ‘풀나무’를 담으려고 하면, 먼저 풀나무를 오래오래 지켜보고 늘 살펴보고 철마다 바라보고 아침저녁으로 들여다볼 노릇이야. 풀나무가 사람한테 베푸는 빛인, 냄새·씨앗·열매·남새를 누리기도 하고, 해마다 어떻게 싹트거나 움트는지 알아보아야겠지. 네 삶터뿐 아니라 이웃 삶터에서는 풀나무가 어떻게 다른지 찾아보기도 할 노릇이야. 이러면서 늘 귀를 열어서 풀나무 스스로 들려주는 이야기를 맞아들여야지. 스스로 가만히 다가가서 보고 듣고 함께하는 삶일 적에 풀나무를 천천히 받아들여서 알아간단다. 풀나무 숨결과 마음과 노래와 이야기와 사랑과 꿈과 뜻과 살림길을 고루 짚을 적에 풀꽃책(식물도감)을 쓸 수 있어. 자, 그러면 네 눈으로 찾고 헤아려 보렴. 여태까지 나온 숱한 풀꽃책은 ‘봄책(보고서 지은 책)’이 맞니? ‘봄책’이 아닌 시늉책이나 흉내책이나 겉책이 있지는 않니? 풀나무가 어떤 마음인지 안 읽을 뿐 아니라, 풀나무한테는 마음이 없다고 여기지는 않니? 온누리를 이룬 모두한테는 마음이 있어. 마음은 다 다르고, 마음그릇도 다 달라. 큰그릇이기에 크게 담지 않고, 작은그릇이기에 작게 담지 않는단다. 숨빛을 읽으려는 마음이어야 숨소리를 느껴서 눈을 반짝여. 숨소리를 안 듣거나 못 듣는다면 겉모습만 훑겠지. 사람이 서로 만나고 사귈 적에 겉훑기만 하면 어떨까? 엉터리이지? 풀나무와 바위와 비를 겉모습으로만 슥 보면, 하나도 모르는 셈이야.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