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아버지는 열다섯 살 소년병입니다 스콜라 창작 그림책 45
박혜선 지음, 장준영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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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0.9.

그림책시렁 1648


《우리 할아버지는 열다섯 살 소년병입니다》

 박혜선 글

 장준영 그림

 위즈덤하우스

 2019.5.25.



  나라를 이끈다는 무리는 쉽고 빠르게 죽이려고 작대기를 만들었습니다. 이웃을 아끼거나 사람들을 돌보려는 마음이 터럭조차 없기에 ‘죽음작대기’를 휘둘러서 목소리를 잠재울 뿐 아니라, 사람들 손아귀에 쥐어주고는 싸움터로 밀어댑니다. 꽝꽝 쏘아대는 작대기는 서로 죽고 죽이는 곳에 쓸 뿐입니다. 살리거나 사랑하는 곳에서는 아예 쓸 일이 없습니다. 《우리 할아버지는 열다섯 살 소년병입니다》는 아직 사그라들지 않은 응어리를 담아냅니다. 1950년에 큰싸움이 터졌고 숱한 사람이 이슬이 되었습니다. 둘로 갈린 나라를 이끄는 무리는 언제나 ‘나라지키기’와 ‘하나된 나라’를 외쳤는데, 나라를 지키거나 하나되는 길을 바란다면서 숱한 사람한테 죽음작대기를 쥐어주고는 “네 이웃과 동무를 미워하라!” 하고 윽박질렀습니다. 둘로 갈라선 나라를 이룬 사람들은 ‘두 나라’가 되기를 바란 바 없을 뿐 아니라 ‘두 나라’여야 할 까닭조차 없습니다. 벼슬자리를 쥔 무리끼리 금을 긋고서 “저놈을 미워하라! 저놈을 쓸어내라!” 하고 몰아세웠을 뿐입니다. 찌르고 죽여서 한나라가 되지 않습니다. 쏘아대고 터뜨리는 한복판에 서야 한 아이들은 늘그막까지 몸마음에 생채기가 깊습니다. 생채기와 멍울을 씻어내고서 우두머리를 끌어내고, 그저 금없고 담없고 허물없는 사이로 거듭나려고 할 적에 비로소 어깨동무(평화)로 첫발을 내딛습니다. 모든 죽음작대기를 걷어치워야지요.


ㅍㄹㄴ


《우리 할아버지는 열다섯 살 소년병입니다》(박혜선·장준영, 위즈덤하우스, 2019)


그 말 들으면 얌전해지는 열다섯 살 소년입니다

→ 이 말 들으면 얌전한 열다섯 살 아이입니다

22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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