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9.25.


《청년이여, 정당으로 쳐들어가라!》

 강준만 글, 인물과사상사, 2015.9.15.



무릎셈틀을 새로 맞아들인다. 언니가 살림돈을 보태준다. 일하러 가는 부산에서 무릎셈틀을 받기로 한다. 살짝 숨돌리면서 숨가쁘다. 곰곰이 보면 “미루고 미루어 끝까지 미루기”라는 버릇이요, “버티고 버티고 끝까지 살아남기”라는 매무새요, “모으고 모아서 끝까지 굶으며 이루기”라는 길이다. 어릴적에는 ‘국민학교 운동회 연습’을 악으로 버티었다. 가을에 하는 운동회인데 이미 봄부터 낮수업을 빼고서 13시부터 18시까지 땡볕이건 비가 오건 ‘집단체조 연습’을 해야 했다. 중·고등학교는 06∼22시를 내내 ‘시멘트 교실’에 갇히듯 살며 대학입시만 쳐다봐야 했다. 군대에서는 날마다 얻어맞고 추레질(성폭력)에 시달리는데, 상병 6호봉을 넘어선 뒤부터는 ‘안 때리는 사람(가해자 대물림 끊기)’이 되려고 모질게 싸워야 했다. 1999년에 출판사 일꾼으로 들어가니 “대학교도 안 나온 주제!”라는 뒷손가락질과 “니가 사회생활을 얼마나 알아?” 같은 비아냥을 꾹 눌러담으면서 견디었다.


이 나라는 어디에서나 종이를 바란다. 어떤 곳은 뒷돈이라는 종이를 바라고, 어떤 곳은 졸업장이라는 종이를 바라고, 어떤 곳은 진단서라는 종이를 바란다. “책이라는 종이”를 읽은 삶을 눈여겨보는 일터는 없다고 할 만하다. ‘책집’은 누구나 차릴 수 있지만, 책숲(도서관)은 ‘대학교 사서자격증 + 졸업장’이 있어야 열 수 있다. 《청년이여, 정당으로 쳐들어가라!》는 꽤 잘 쓴 책이라고 느낀다. 책이름 그대로 젊은이가 ‘쓰레기 두 큰무리(거대정당)’에 기꺼이 쳐들어가서 큰쓸이(대청소)를 할 노릇이다. 그런데 큰무리뿐 아니라 작은무리도 큰쓸이를 해야 한다. 큰무리와 작은무리에 있는 모든 ‘얼나간 벼슬꾼’을 하나도 남기지 말고 싹싹 쓸어서, 민주당은 경상도 시골로 치우고, 국민의힘은 전라도 시골로 치울 노릇이다. 힘과 돈과 이름을 거머쥔 그들(거대정당)은 똑같이 ‘기득권’일 뿐이다. 이쪽도 저쪽도 ‘극우·극좌’가 아닌 ‘기득권’이다. 우리나라에는 왼날개도 오른날개도 아직 없다. 겉으로는 ‘진보·보수’를 읊지만, 둘 모두 ‘기득권’이다. 그들이 참말로 진보나 보수라면 ‘1000만 원이 넘는 은행계좌’는 사회에 뱉어내고서, ‘전세 1억 원이 안 되는 작은집’에서 집안일을 도맡으면서 살아야 맞다. 그러나 이런 놈은 하나도 없으니, 그들은 모두 거짓꾼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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