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노래꽃 . 지는 마음
열세 살까지는 뭘 해도
거의 누구나 나보다 훨씬 잘 해서
‘진다’고 느낄 일이 없다시피 했다
열네 살이 넘어서니
어느덧 둘레 또래보다 훨씬 잘 한다는
‘이긴다’고 느낄 일이 부쩍 생겨났다
그저 지기만 할 적에는 몰랐고
문득 이기고 나서 돌아보는데
이겨 보다가 지고 나면
처음에는 활활 타오르기도 하지만
“내가 언제 이겨 보았다고 벌써 그래?”
하고 혼잣말을 했다
이 혼잣말을 되뇌는 동안
이제 스스로 할 만큼 하면서
꽃이 지고 새가 맺는 길을 알아보았다
“난 너랑 일구고 싶어.
난 너하고 짓고 싶어.”
ㅍㄹ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