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손이 뜨겁다 2025.6.19.나무.



몸 곳곳에서 아프거나 앓는 데가 있으면, 손이 차츰 따뜻하게 바뀌지. 제 손바닥으로 제 몸을 쓰다듬고 쓸면서 돌보라는 뜻이야. 몹시 지치거나 힘들 적에는 손이 뜨거울 수 있어. 몸 곳곳을 토닥이거나 매만지지 못 하더라도 그저 손으로 이마를 짚거나 배를 짚으면서, 또 가슴이며 눈이며 얼굴을 짚으면서, 차분히 온몸을 틔우는 기운을 담을 만해. 누구나 스스로 가다듬고 다독이면서 풀어. ‘손’이란 짓는 노릇을 하는 곳이면서, 손보고 손질하는 곳이야. “손으로 보는(돌보는·돌아보는·보살피는)” 동안 온몸이 새로 깨어나. 다치거나 어긋난 곳이 있기에, 스스로 ‘손대’면서 바로잡고, 스스로 ‘손질’을 하는 사이에 제대로 살아나서 움직여. 예부터 모든 사람은 일·놀이·살림을 ‘손수’ 했단다. 남한테 안 맡기고 나(몸소·손수)로서 했어. 남한테 안 맡기고서 나로서 하기에 다 풀고 모두 이뤄. 나로서 내가 하기에, 내 곁에 있는 누구나 저마다 스스로 일구는 길을 나아가. ‘손수하기’하고 ‘손수짓기’를 잊다 보면, 어느새 ‘내 삶’을 잃어. 손으로 안 하다 보면, 스스로 몸을 못 살리느라, 스스로 마음을 못 일으켜. 손이 차가운 사람은 없어. 이미 죽었거나 이제 죽어간다면 손이 차가워. 몹시 아프거나 앓더라도, ‘산 사람’은 제 따뜻하거나 뜨거운 손으로 가슴과 배와 머리부터 천천히 살리게 마련이야. 손이 차갑다고 여긴다면 손부터 살려야겠지. 왼손으로 오른손을 포개고, 오른손으로 왼손을 덮으면서 손부터 살릴 노릇이야. 손등과 손바닥과 손끝과 손가락이 모두 따뜻하거나 뜨겁게 살아나면, 이제 이 ‘살림손’으로 다른 몸을 하나씩 어루만질 만해. 손에서 흘러나오는 ‘포근빛’을 늘 느끼고 펴 봐.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