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네가 봐야지 2025.8.7.나무.
네 눈으로 꾀꼬리를 지켜보아야 네가 꾀꼬리를 알아. 너는 꾀꼬리가 있어도 안 살펴보면, 다른 누가 아무리 꾀꼬리를 얘기하더라도 하나도 모르게 마련이야. 네 손으로 샘물을 만지고 빗물을 마셔야 너 스스로 물을 알아. 네가 물줄기를 손으로 안 만지면서 남더러 만지라고 하면, 넌 하나도 안 느끼거나 하나도 알 길이 없어. 네가 숲에 깃들어서 숲바람을 마셔야, 숲이 베푸는 푸른결을 받아들여서 살아나. 남이 아무리 숲이야기를 차곡차곡 풀어놓고 책으로 엮더라도, 너 스스로 숲을 품을 때라야 네 삶을 네가 일구면서 빛난단다. 네가 해뜬 바깥에서 지내지 않으면 햇볕도 햇빛도 햇살도 모를 테지. 해를 마주하고 맞아들일 적에 해랑 하나를 이루면서 해를 읽는단다. 네가 네 마음을 들여다볼 적에 네 마음을 살리고 일으켜. 남들이 제아무리 들여다보아 주거나 달래 준들, 네가 몸소 네 속내를 안 보면, 그저 헛물이고 헛바람이란다. 너는 너를 아직 못 자라고 엉성하고 초라하다고 여길 수 있어. 네가 늘 스스로 바라보더라도 어쩐지 “네(내)가 스스로 본 바”를 못 믿거나 안 믿기까지 하는구나. 그런데 아기는 아기 몸으로 제 마음을 본단다. 아이는 아이 몸과 삶으로 제 하루를 바라봐. 누구나 “오늘까지 살아온 나날”을 바탕으로 그저 그대로 보고 느껴서 사랑하면 넉넉해. 넌 “뛰어난 너(나)”나 “어설픈 너(나)”가 아니라 “오늘 이곳에 있는 너(나)”를 느끼고 보고 말할 노릇이야. 네 눈은 안 틀려. 네 눈은 안 모자라. 네 눈은 ‘옳’지 않으나 ‘어긋나’지도 않아. 네 참모습은 언제나 네가 스스로 눈뜨려 할 적에 볼 수 있어.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