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나비 날다 2025.8.9.흙.



‘나비’란 “나는 빛”이야. “날갯짓으로 바람을 타는 빛”이요, “나라고 하는 숨결이 늘 ‘빛’이로구나.” 하고 알아차리면서 기뻐하는 목숨붙이란다. 너는 알거나 모를 텐데, 나비는 애벌레이던 몸을 모두 녹이면서 제 꿈그림대로 거듭나서 빛나는 목숨붙이야. 잎갉이만 하는 굼뜬 몸이라지만, ‘밥벌레(바보)’인 몸을 탓하거나 미워하거나 싫어하거나 꺼리거나 등돌리지 않고서 그대로 받아들여서 살아냈기에, 바야흐로 스스로 거듭나서 빛날 수 있는 목숨붙이라고 할 만해. 너는 오늘 어떤 몸이니? 너는 네가 아직 밥벌레(바보)이기에 스스로 갉고 할퀴고 못마땅하고 아프고 괴롭니? 너는 네가 어떠한 몸이건 늘 고요히 한결같이 꿈그림으로 하루를 지으면서 오늘을 노래하는 길이니? 네가 너를 미워하거나 싫구나 싶을 적마다 나비를 바라보렴. 나비는 나비로 거듭났기에 춤웃음이지 않아. 나비는 애벌레일 적에도 늘 고요히 한결같이 꿈그림을 온마음에 담고 살았어. 애벌레는 스스로 갉거나 깎은 일이 없어. 애벌레는 제 몸을 탓하거나 부끄러이 여기지 않아. 그렇기에 나비로 다시 태어난 몸뿐 아니라, 애벌레로 살아낸 온나날을 그저 받아들이면서 따뜻하게 녹인 눈물과 같은 사랑이란다. 오직 따뜻하게 녹이고 풀어내는 사랑이기에 스스로 거듭나지. 언제나 따뜻하게 바라보고 바라기에 ‘잎갉이’에 굼뜬 몸인 하루를 기쁘게 살았어. 풀과 나무는 애벌레를 안 싫어해. 새는 애벌레나 나비를 사냥하지만, 애벌레나 나비를 안 미워해. 애벌레나 나비를 밥으로 삼을 수 있기에 삶을 기뻐한단다. 애벌레나 나비를 고맙게 여기지. 너는 나비하고 날면 돼. 너는 나비로 거듭나면 돼. 너는 네 날개돋이 꿈그림을 보면 돼.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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