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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었어 - 리마스터본 ㅣ 어떤 날에 그림책 4
이정덕.우지현 지음 / 어떤우주 / 2025년 6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9.1.
그림책시렁 1619
《걸었어》
이정덕·우지현
어떤우주
2025.6.20.
예나 이제나 앞으로나 아이는 걸으면서 자랍니다. 앞으로나 이제나 저제나 어른은 걸으면서 의젓합니다. 아이는 걸으면서 놀고, 어른은 걸으면서 이야기합니다. 아이는 거닐며 노래하고, 어른은 걷다가 춤사위입니다. 걷는 다리는 튼튼합니다. 걸으면서 활짝 펴는 팔에는 나비랑 새가 내려앉아서 쉴 만합니다. 걷기에 하늘빛을 누리고, 걷는 동안 바람결을 마시고, 걸으면서 돌아가는 길에는 별빛을 물끄러미 맞이합니다. 《걸었어》는 아이들이 씩씩하게 걸으며 노는 하루를 들려줍니다. 걷는 사이에는 누구나 동무입니다. 걷는 발걸음을 따라서 모두 이웃합니다. 이웃나라 그림책으로 《치티뱅 야옹ちきばんにや》(기쿠치 치키きくちちき, 2014)이 있습니다. 《나무 숲 속In the Forest》(마리 홀 에츠Marie Hall Ets, 1944)도 있어요. 두 가지 그림책은 아이가 그저 거닐면서 동무하고 함께 온누리를 헤아리면서 즐겁게 피어나는 하루를 살그머니 보여줍니다. 모든 놀이란 노을처럼 부드럽게 찾아와서 온빛으로 퍼집니다. 모든 소꿉이란 높다란 하늘과 깊숙한 바다처럼 푸근하게 젖어들면서 스밉니다. 신나게 노는 아이가 땀흘려 일하면서 빙그레 웃음짓는 상냥한 어른으로 섭니다. 해맑게 뛰고 달리다가 슬그머니 걷는 아이가 늘 초롱초롱 눈망울입니다.
+
이 그림책은 “걸었어” 꼴로 나오는데, “걸어”나 “걸어가”나 “걷는다”나 “걷지” 꼴로 손볼 만합니다. 아이들은 ‘-었-’이라는 말씨가 아닌 ‘한다’라는 말씨로 노래하며 놀거든요.
ㅍㄹㄴ
《걸었어》(이정덕·우지현, 어떤우주, 2025)
꽃들이 물었어
→ 꽃이 물어
→ 꽃이 물어봐
7쪽
물결 따라 걸었어. 찰랑찰랑 걸었어. 꼭 껴안았어
→ 물결 따라 걸어. 찰랑찰랑 걸어. 꼭 껴안아
→ 물결 따라 걸어가. 찰랑찰랑 걸어가. 꼭 껴안아
→ 물결 따라 걷지. 찰랑찰랑 걸어. 꼭 껴안고
→ 물결 따라 걷는다. 찰랑찰랑 걷는다. 꼭 껴안는다
9쪽
새들은 지저귀고 풀들은 자랐지
→ 새는 지저귀고 풀은 자라지
→ 새는 지저귀고 풀은 자라
11쪽
고래의 마을을 지나
→ 고래마을을 지나
19쪽
씩씩하게 외쳤어. 당당하게 소리쳤어
→ 씩씩하게 외쳐. 의젓하게 소리쳐
→ 씩씩하게 외친다. 힘차게 소리친다
23쪽
달빛 속을 걸었어. 별을 따라 별빛 속을 걸었어
→ 달빛을 걷는다. 별을 따라 별빛을 걷는다
→ 달빛을 걸어. 별을 따라 별빛을 걸어
25쪽
우리를 부르는 건 누구?
→ 누가 우리를 부르지?
→ 누가 우리를 부르네?
→ 누가 우리를 부른다
29쪽
엄마 냄새는 참 좋아
→ 엄마 냄새는 포근해
→ 엄마 냄새는 상냥해
→ 엄마 냄새는 따뜻해
32쪽
어머니와 함께 만든 첫 그림책을 아버지께
→ 어머니와 함께 낸 첫 그림책을 아버지한테
33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